佛·獨 정상, 16일 회동…유로존 위기대응 강화 논의

2011-08-12 12:42
16일 파리서 회동…EFSF 확충·유로본드 도입 논의 주목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유럽과 미국의 경제 위기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16일 파리에서 만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채무위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프랑스 정부의 발언을 인용,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지난달 마련한 합의안 이행과 유로존 거버넌스, 즉 공동 위기관리 체계 강화를 포함해 역내 경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유로본드 등 새로운 유로존 구제체계 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달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을 결정하고 위기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에 합의했지만 시장 안정에 실패했고, 결국 지난 7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매입을 전격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여기다 미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신용등급 강등설이 불거져 시장의 불안이 증폭되자 두 정상이 논의할 유로존 거버넌스 강화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유럽 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기금 확대와 유럽 공동채권인 유로본드 발행 문제다.

EFSF 기금은 4400억 유로(660조원 상당)인데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큰 경제를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므로 우선 이를 확충하자는 것이다.

또 유로본드는 오는 2013년 중반까지 한시 운영하는 EFSF가 종료된 이후 유럽 공동채권을 도입, 시장에서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회원국이 필요한 재원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두 방안 모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 특히 독일은 유로본드 구상에 대해 유럽연합을 '송금 연합(transfer union)'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역내 국가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부자' 나라가 나서 채무를 해결해 주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AP는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프랑스마저 위기에 빨려들 기미가 보인다는 점에서 두 정상이 이번 회동에서 두 방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와 메르켈은 또 지난달 유로존 정상들이 긴급 회동에서 합의한 EFSF의 집행 범위 확대안 이행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유로 정상들은 EFSF가 시장에서 국채를 인수할 수 있게 하고, 재정 위기가 심화되는 것을 막는 예방적 융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EFSF 운영과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브 메르쉬 ECB 이사는 EFSF가 실제 행동에 나설 때까지는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채권을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쉬 이사는 "ECB는 단기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라며 "EFSF가 수단을 확보하게 되면 ECB가 시장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은 메르켈과 회동에 이어 이달 안으로 베이징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긴급 장관회의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