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금협상 또 결렬… 장기화 우려도

2011-08-12 00:23
진전 없이 30분 만에 종료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기아차 노사의 올 임금협상이 결렬됐다. 9월 말부터 노조 대의원 선거에 들어가는 만큼 협상 장기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노사는 11일 오후 3시 소하리 공장에서 8차 본교섭을 가졌지만, 더 나은 제시안 없이 30분 만에 협상이 종료됐다. 다만 노조는 사측의 추가제시안이 준비되면 재교섭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이 노사는 지난달 22일 7차 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냈지만, 27일 열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46.8%의 찬성률로 부결했다. 노조는 이에 쟁의행위를 결의, 사측을 압박하는 한편 지난 10일 교섭단 회의를 통해 이날 사측과 재협상에 나섰으나 이번에도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협상 장기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조의 후임 집행부 선거가 9월 말부터 시작되면 노사 협상은 자연스레 중단된다. 지난 2009년 임금협상 때도 노조가 선거 체제로 전환 12월이 되서야 교섭을 재개할 수 있었다. 그 해 임금협상은 해를 넘겨 1월에 마무리 됐다. 교섭기간도 역대 최장인 250일이었다.

이럴 경우 회사 측은 적잖은 피해를 입게 된다. 2009년 당시 기아차 노조는 협상 장기화로 인해 총 19차례의 부분ㆍ전면 파업을 실시했다. 또 이로 인해 6만여 대의 생산차질과 1조원의 매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기아차가 최근 생산이 주문을 못 따라가는 생산부족 상태에 시달리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협상 조기 타결을 위해선 한 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 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통과돼야 한다. 더욱이 이미 역대 최대 규모의 임금인상안이 한차례 부결된 만큼 양 측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