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통일 뒤 남북한 법을 통합할 때 북한의 무상치료·교육법 등을 선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일연구원 이규창 부연구위원은 7일 통일부가 발주한 ‘남북법제통합 기본원칙 및 가이드라인’ 주제의 연구용역을 통해 “복지국가 구현을 위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북한 법제도는 선별적으로 통일한국의 법 체계에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연구위원은 “실제 북한이 법대로 집행하느냐 여부와는 별도로 북한의 의료법은 무상치료제, 교육법은 무료교육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노동법은 임신한 여성근로자에 대한 야간 노동을 금지하고 산전 60일, 산후 90일간의 휴가를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장애아동 보호의 경우도 남한이 만 3세 미만의 장애 영아 교육만 무상으로 실시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모든 교육이 무료”라면서 “이런 북한의 법제를 통일한국의 실정에 맞게 수용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국가를 구현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헌법에 따라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가 바탕이 되는 평화통일이어야 한다”면서 “통일한국에서는 남한법을 확장 적용한다는 기본 원칙 아래 북한의 정치 체제와 사법제도 등과 관련된 법령, 사회질서 유지 및 치안과 관련된 법령 등은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급변사태나 붕괴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 북한 지역에 한국 법을 확장 적용하는 것은 헌법 3조의 영토조항에 따라 문제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 법령 일부를 북한 지역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하려면 그에 대한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이 부연구위원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