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경은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시장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에 도래할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당국은 경은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결정과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별개의 사안이며, 9월 중순 하반기 경영진단 결과 발표때까지 또 다른 영업정지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유효함을 강조하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임시회의를 열어 경은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경영개선명령을 부과했다. 이에따라 경은저축은행은 이날부터 내년 2월4일까지 6개월간 영업이 정지된다.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경은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가지자본비율이 -2.83%로 부채가 자산을 141억원 초과한 자본잠식 상태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은 저축은행은 이미 상반기에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아 그 결과로 적기시정조치가 이뤄진 것”이라며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완료된 검사결과에 따라 이뤄진 경은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는 현재 진행중인 저축은행 경영진단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위는 경은저축은행 이외에 상반기 중 검사가 완료돼 적기 시정조치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저축은행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금융당국의 설명과는 상관없이 경은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우선 경은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의 검사 전까진 BIS비율을 8.85%라고 밝혔지만, 검사 후 -2.83%로 떨어졌다.
　
경은저축은행은 경영개선계획도 제출했지만, 금융당국은 단기간 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즉,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와 대주주의 자구책에 대한 검토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상반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은 8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경영진단 과정에서도 당국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경은저축은행의 전철을 밟는 저축은행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현재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회계법인 직원 등으로 구성된 경영진단반은 각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과 BIS 비율 등 핵심지표를 어느때보다도 엄격하게 점검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금융위는 9월 하순 경영진단 결과 BIS 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저축은행 가운데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서 자구계획이 경영평가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선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할 방침이다.
　
시장에선 수도권 소재 저축은행 2~3곳 이상이 추가 퇴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전망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9월 하순 경영진단 결과에 따른 조치 발표시점까지는 과도한 예금인출에 의한 유동성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영업을 정지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실을 이유로 영업정지 조치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