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간부들 "폭스뉴스, 비밀 감시조직 운영"-텔레그래프
2011-07-21 14:32
"英, 공영방송 BBC도 조사할 것"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폭스뉴스가 전화 해킹 자료를 관리하고 직원들의 이메일을 감시하는 비밀 감시조직을 운영했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직 폭스뉴스 간부들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6년 폭스뉴스 출범 당시 편집국장으로 일했던 댄 쿠퍼는 회사에 경쟁사들에 대응하기 위한 방첩조직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이 사실을 다른 기자에게 말한 사실이 알려져 위협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폭스뉴스는 해킹파문을 몰고 온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산하 미국 대형방송사다.
쿠퍼는 폭스뉴스를 떠난 뒤인 1997년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사장에게 불리한 정보를 뉴욕매거진 데이비드 브럭 기자에게 제공했다.
쿠퍼 측은 하지만 에일스 사장에 대한 기사가 나가기도 전 에일스 사장으로부터 협박전화를 받았다.
이 기사는 처음부터 익명의 취재원으로 처리될 예정이었던 데다 기사가 나가기도 전이었기 때문에 그는 폭스뉴스 조직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쿠퍼는 "브럭이 에일스 사장에게 귀띔해주지 않았다면 폭스뉴스가 브럭의 전화를 도청해 나와 나눈 이야기를 들은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쿠퍼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폭스뉴스의 조사연구부의 출범을 도운 적이 있어 이 조직이 알려진 것과 달리 방첩 조직과 비밀운영 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전직 고위간부는 "폭스뉴스에 직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스파이망이 운영되고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회사는 직원들의 이메일을 들여다보고 직원들은 늘 감시받고 있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간부는 탄압이 극심했던 소련 시절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일해야 했다면서 "모두가 감시당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적인 분위기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많은 직원은 혹시나 잘못해 좌천되거나 쫓겨나지 않을까 걱정해야 했다는 것이다.
폭스뉴스 대변인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완전한 허위사실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영국 더타임스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조사단을 꾸려 방송과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언론의 윤리와 행동강령 등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영국의 거대공영방송 BBC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앞서 데이비드 총리는 전날 루퍼트 머독의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 파문과 관련해 지난 2007년 해킹파문 당시 이 신문의 편집장을 지낸 앤디 쿨슨을 공보 책임자로 임명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