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머독의 5번째 딸' 브룩스, 해킹 파문 희생양되나

2011-07-18 13:44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영국 내 전화 해킹·도청 파문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뉴스인터내셔널의 전 최고경영자(CEO) 레베카 브룩스(43)가 17일 전격 체포되자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회장이 한 때 총애하던 브룩스를 이번 사태의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머독의 5번째 딸'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사주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던 브룩스에 대해 권력이 그녀에게 성공과 몰락의 길을 걷도록 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루퍼트 머독은 이번 스캔들로 뉴스코프의 168년 역사의 영국 내 자회사 뉴스오브더월드(NOTW)를 폐간하면서도 이 신문의 해킹 사건 발생 당시 편집장이었던 브룩스를 감싸고 돌아 더 큰 비난을 불렀다.

머독은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주 런던에 도착한 후 결코 포기하지 않을 최우선 순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옆에 있던 브룩스를 가리키며 "이 사람(This one)"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해킹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5일 브룩스가 사임하자 머독이 마침내 그를 희생시키기로 한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탓이다.

브룩스는 22년 전 머독 계열사인 뉴스오브더월드에 비서로 입사한 이래 수직 상승을 거듭해 이 회사 모기업 뉴스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9년 스무살의 나이에 뉴스오브더월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브룩스는 집요한 취재력과 결단력, 독설 섞인 스타일로 주목을 받으며 11년만에 편집장의 자리를 꿰차고, 3년후 머독 계열의 또 다른 타블로이드지(紙) 더선 최초의 여성 편집장이 됐다.

이후 6년 후 모기업 뉴스인터내서널의 CEO에까지 오르게 되는 브룩스는 언론계 실력자라는 명함과 개인적 매력에 힘입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고든 브라운 총리 부인 등 보수와 진보를 막론해 정관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브룩스는 지난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성탄절 만찬을 함께 했으며, 총리 부부와 자택이나 별장을 서로 방문할 정도로 자주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