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러시…문제는 없나<상>
2011-07-17 11:00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자원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공기업에 이어 민간기업에서도 관련산업으로의 진출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정부도 공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면서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유도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전개발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큰 해외자원사업이니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공기업 자원개발 봇물
공기업들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가 급증하면서 에너지ㆍ자원 공기업의 부채도 해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1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06∼2010년)간의 공기업 부채 증감 추이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부채는 2006년 21조원에서 작년 33조원으로 57.1%나 늘어났다. 올해는 42조원까지 부채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344.3%였던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2010년 358.6%로 상승했다. 지역난방공사 역시 지난해 206.6%의 높은 부채 비율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부채가 44.5% 급증하면서 12조3437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다.
주무부처인 지경부 관계자는 "자원개발을 위한 투자라 하더라도 공기업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관별로 투자 계획을 점검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적정 수준으로 부채를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민간기업 투자 대폭 개방
정부는 이처럼 자원개발 공기업의 부채규모가 크게 늘어나자 민간기업에 문호를 개방해,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해외자원개발 융자 전액을 민간기업에 지원하고, 민간투자 중 정부지원비율을 오는 2013년까지 1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세제지원 등을 통한 민간자금의 투자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 면제를 추진하고 2012년까지 설비투자 세액공제의 일몰기한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10월 이후 해외자원개발펀드의 투자액도 총 3억8000만달러(4200억원 상당), 특히 작년에 조성된 공기업출자펀드의 투자실적이 총 1억 3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는 올 2월 동유럽 유전·가스전(1000만 달러)과 동남아 해상광구(2000만 달러) 등 2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트로이카펀드는 올 4월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업체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순수 민간펀드인 더커글로벌프론티어펀드는 미 텍사스 유전·가스전 개발사업 투자를 시작으로 미 북동부 마르셀러스(Marcellus) 지역 세일가스 개발 사업에 2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 유전개발 성공률 5% 경계해야
이처럼 민간이 참여하고 있는 유전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탐사단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성공한 광구는 5%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M&A형, 생산광구 지분 매입 등에 연·기금, KIC(한국투자공사)의 재무적 투자 참여를 추진중이다.
한 에너지 개발 전문가는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유전개발에 대한 투자가 성공한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