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급병원 90% 부채 떠안고 있어

2011-05-30 15:07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중국 전역 90%의 현(縣)급 병원이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화사가 30일 전했다.

중국 국무원 위생부 병원 관리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90%의 현급의 병원이 채무를 지고 있으며, 2008년 현재 총부채의 금액이 406억위안이었다.

당시계산으로 따지면 평균 현급병원 병원 한곳당 2600만위안의 빚을 지고 있는 것. 중국 병원협회의 한 관계자는 “요즘 현급 병원은 규모를 넓혀서 이전하거나 설비를 새로들여오는 등 맹목적으로 호화스럽게 추구하고 있다"고 현 추세를 설명했다.

이처럼 병원들이 설비를 앞다퉈 바꾸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현급병원 개혁정책의 영향이다. 정부는 병원현지화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보조금 규모는 투자액수에 따라 높이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다.

장시(江西)성 루시(蘆溪)현 인민병원의 량즈궈(梁姿國)원장은 "병원을 환경이 좋은 다른 건물로 이전했는데 모두 4000만위안이 소요됐다. 이 중 정부 보조금은 1600만위안이었다"며 "보조금의 규모는 컸지만 부족분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루시현 인민병원은 정부의 지침대로 철저한 의약분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의약품으로부터 나오는 소득이 없어지면서 1인당 평균 입원비용은 1600원으로 떨어지며 수입이 급감했다. 때문에 부채부담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중국의학과학원 위생정책 연구센터 연구원인 다이타오(代濤)는 "현급병원의 부채가 늘어난 이상 이는 환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정부는 2009년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주임으로 하는 의료개혁소조를 꾸렸으며, 현급 병원부터 의료개혁을 진행시키고 있다. 장마오(張茅) 위생부 서기는 지난 3월 "대형 공립종합병원을 개혁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과제며 대규모의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올해 공립병원의 개혁은 현급병원부터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개혁의 핵심은 의약분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기는 “대형병원의 의료개혁은 어려움(자금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단 공립병원 개혁의 중심을 현급 병원에 놓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