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8년반來 최대폭 상승…대출 급증
2011-05-23 07:51
최근 아파트 전세금이 8년반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크게 늘었다.
전셋값 상승과 전세자금대출 증가는 각각 물가 상승과 가계 부채 부실을 초래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3.6% 상승했다.
이는 2002년 10월의 14.5% 이후 8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4.2%에 비해서는 3.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세가격지수는 2009년 9월 전년동월비 0.8% 오르면서 9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뒤 20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률은 지난 2월 10%대로 진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3%를 넘어섰다.
전세 계약 주기인 2년 전 대비 상승률은 23.3%로 2003년 6월의 23.8% 이후 거의 8년만에 최고치였다. 2007년 4월 이후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0.003%로 거의 오르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자금 대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만 2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주와 결혼 예정자, 소득이 있는 단독가구주가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전세자금 보증을 받으면 시중은행에서 전세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근 2년간 전세자금 보증액 공급 건수는 45만3천건으로 2007년 5월 이후 2년간에 비해 43.1%(13만6천472건)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최근 2년간 전세자금 보증액이 4조1천926억원으로 2007년 5월 이후 2년간에 비해 92.8% 급증했다. 경기도의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새 2007년 4월 이후 2년간 2.9% 하락했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24.3% 상승했다.
2년간 경북과 강원도에 공급된 전세자금 보증액은 1천887억원과 1천277억원으로 각각 82.3%와 83.7% 늘었지만, 전남은 1천580억원 공급되면서 4.4% 증가하는데 그쳤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이 향후 1∼2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으며, 시장금리 상승시 전세자금 대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전셋값 상승은 물가는 물론 가계부채 문제도 자극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전세난의 원인을 해결하려면 수도권에 보금자리 주택 대신 임대 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