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박사 평균 연봉 6천881만원
2011-05-22 10:07
“국내 젊은 연구 인력은 물론 해외 석학들까지 모여들게 하겠다”이같은 목표를 앞세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지금 국내 머물고 있는 이공계 박사들조차 우리나라에 계속 붙잡아 두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공계 박사들의 눈높이 보수와 실제 급여의 차이가 2천만원이상 벌어진 가운데, 10명 가운데 4명은 “기회만 있다면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 이공계 박사 평균 5년걸려 36세에 취득, 학비는 가족도움 등으로 충당=21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2010 이공계인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공계 박사 1천478명의 조사시점(2010년 6월) 현재 평균 나이는 46.3세(남자 46.5, 여자 44.0), 박사학위를 처음 받은 연령은 평균 35.8세였다.
국내 박사와 해외 박사의 비율은 각각 76%, 24%였으며, 해외 박사 355명 가운데 57.2%(203명)가 미국에서, 27%(96명)는 일본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나라 이외 프랑스(4.6%)·캐나다(3.4%)·독일(3.1%) 등의 박사 학위는 극히 소수였다.
박사 학위 취득에는 평균 4.9년이 걸렸고, 국내가 5.0년으로 국외(4.6년)보다 다소 길었다.
박사 과정에 필요한 재원은 주로 가족지원(21.8%)과 개인근로(20.0%)를 통해 마련됐고, 이어 △조교근무(18.3%) △국내대학(9.9%) △한국 정부 및 국내연구기관(8.8%) △해외 정부 및 연구기관(4.8%) △해외 대학(4.1%) 등의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3.8%(647명)는 박사후과정(포닥)까지 수행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64.3%)이 해외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박사후과정의 재정 지원은 주로 연구책임자과제(37.4%), 정부사업(27.2%), 연수기관사업(17.6%) 등을 통해 이뤄졌다.
◇ 희망소득은 9천571만원, 실제소득은 6천881만원=전체 1천478명 이공계 박사 가운데 미취업자 61명을 제외한 1천417명은 현재 대학(47.7%), 공공연구기관(28.4%), 기업(21.0%) 등에서 일하고 있었다.
현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로는 직무내용, 개인발전기회, 고용보장, 사회적 인지도, 근로소득 등이 꼽혔다.
이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1.9년으로, 공공연구기관 재직자가 13.7년으로 가장 긴 반면 기업은 8.4년으로 가장 짧았다. 대학의 경우 12.6년 정도였다.
현 직장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5점 수준이었으나, 개별 요소 가운데 근로소득(2.92점)과 인센티브(2.70), 복지후생(2.87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근로소득과 인센티브, 복지후생에 “만족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각각 23.8%, 17.7%, 22.6%에 불과했다.
1천417명의 2009년 기준 평균 근로소득은 6천881만원이었고, 직장 유형별로는 △기업(7천116만원) △공공연구기관(6천665만원) △대학(6천982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공계 박사들이 기대하는 ‘희망 근로소득’은 평균 9천310만원으로, 실제 소득과 2천400만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실제 소득 순위와는 반대로 희망 소득의 경우 대학 종사자가 9천57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은 각각 9천169만원, 8천821만원 정도였다.
◇ 해외취업 희망자 31% “국내로 돌아오지 않겠다”=재직 중인 전체 이공계 박사 가운데 45.7%는 “직장을 옮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9% 정도는 아예 현재 적극적으로 다른 자리를 구하고 있었다. 이직 의향 비율은 대학(39.1%)이 가장 낮고, 공공연구소(54.7%)가 가장 높았다.
이직 의사를 밝힌 664명이 원하는 직장 유형으로는 대학(67.6%)이 1순위였고, 공공연구소(13.6%)와 기업(12.2%)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재직자 전체(1천471명) 가운데 37.3%(528명)는 해외 취업을 희망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해외 취업을 원하는 이유로 △연구환경(52.3%) △자녀교육(14.0%) △외국정착(7.8%) 등을 꼽았다.
더구나 해외 취업 희망자의 31.6%는 “해외에서 직장을 얻으면 국내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KISTEP은 “가족 지원과 개인 근로를 통한 학비 조달은 박사 진학을 포기하거나 학업에 전념할 수 없는 요인”이라며 “국내 이공계 박사과정생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돼야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박사후과정도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 국내 박사후과정에 대한 연수지원금을 늘리고 연수기간을 보장함으로써 고용 안정성을 높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KISTEP은 이공계 박사들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연구성과에 따른 성과급 제도 확대 △연구자 자기계발과 연계한 융합연구 역량 지원 △비정규직과 신진연구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안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