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한반도 정세에 영향 크지 않아

2011-05-20 17:17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20일 방중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한미일 ‘삼각공조’에 맞서 대화국면으로 분위기를 전환해 보려는 북ㆍ중으로서는 현 상황을 ‘중간점검’하고 향후 대응행보를 놓고 의견을 조율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더 넓은 측면에서 북·중의 현재와 미래권력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양국관계와 한반도 정세운용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는 의미도 갖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김정은의 방중과 남북관계 개선의 고리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과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안에 대해 김정은 방중을 계기로 북측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남북관계의 정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중국 측은 후계자 김정은에게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대화→6자회담’ 3단계 안의 첫 조치인 남북 비핵화 회담을 위한 전향적 조치를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복수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방중이 현 한반도 정세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몰고 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반응이다.

이번 방중의 주안점은 김정은이 북한의 후계자로서 중국 지도부와 ‘상견례’를 갖는데 맞춰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북핵’ 등 정무적 사안의 논의 권한을 아들에게 넘기는 것은 쉽지 않다는 풀이가 나온다.

또 비록 후계자이긴 하지만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불과한 김정은의 방중으로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할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다.

외교소식통은 20일 “김정은 방중이 큰 틀에서 양국의 우호관계와 안보적 이해를 논의하는 장이 될 수 있으나 현재 김정은의 위상으로 봤을 때 남북관계나 6자회담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방중은 북한 수뇌부의 입장에서 볼 때 대화국면 재개와 관련해 일정한 활용도를 갖는 카드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시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중국이 김정은 방중을 통해 개혁, 개방과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당국자는 “김정은의 방중을 남북관계 차원에서 너무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도 “이번 방중은 남북관계 차원보다는 북한 내부의 문제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방중 이후 김정은이 북한의 대남정책에 당장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건재하는 한 대남문제와 대미,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계속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