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訪中> 동선, 아버지와 어떻게 다를까
2011-05-20 16:03
20일 새벽 중국을 전격방문한 북한의 2인자 김정은의 동선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2번 방중했을 때와는 시작부터 달랐다.
지난해 9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오른 김정은은 열차를 타고 북한과 중국의 최북단 국경지대인 남양-투먼(圖們) 루트로 이날 새벽 중국땅에 도착했다.
투먼 루트는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이후 지금까지 6번의 방중 과정에서 중국 국경으로 넘어올 때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길이다.
김 위원장은 2000년과 2001년, 2004년, 2006년, 2010년 5월 5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모두 양국간 최남단 국경인 신의주-단둥(丹東) 루트를 이용했고 지난해 8월 방중 때는 예상을 깨고 만포-지안(集安) 노선을 이용했었다.
김정은의 방중 경로는 김 위원장의 그것과 출발부터 달라 구체적 방문지 역시 다소 다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탑승한 열차는 이날 새벽 남양을 거쳐 투먼에 도착한 뒤 곧바로 무단장(牧丹江)으로 향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무단장을 거쳐 하얼빈(哈爾濱)-창춘(長春)을 찾아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혁명 유적지 순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노선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해 8월 말 방중했을 때 지린(吉林)을 거쳐 창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귀국길에 오를 때 사용했던 루트를 거꾸로 한 것이다.
이 지역은 김일성 주석의 혁명유적지가 많은데다 옌지(延吉)와 창춘을 포괄하는 창춘-지린-투먼(창지투.長吉圖) 집중개발 계획의 핵심지역도 포함돼 있다.
이번 방문의 예상 경로는 김 위원장의 8월 방문의 역순이 될 가능성이 커 8월 방문과는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5월 방중 때와는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3일 단둥 노선을 통해 방중을 시작, 경제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다롄(大連), 톈진(天津)을 시찰한 뒤 베이징(北京)에 입성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사흘째인 5일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방중 기간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비롯한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을 모두 만났다.
이후 김 위원장은 선양((瀋陽)을 거쳐 방중 시작 나흘만인 7일 오후 방중을 시작할 때 건너온 단둥의 북중 우의교를 넘어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06년 1월 방중했을 때는 우한(武漢)과 광저우(廣州) 선전(深천<土+川>) 등 남부의 주요 경제도시를 시찰한 뒤 베이징에 입성했고 2004년과 2001년에는 베이징 외에 각각 톈진과 상하이를 방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5월 방중했을 때는 베이징만을 찾았었다.
김정은이 며칠동안 중국에 체류할 지 불투명하지만, 베이징을 방문하지 않을 경우 북한 최고지도자인 아버지의 동선과 더욱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