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민간참여 확대 효과·문제점
2011-05-19 18:51
영어·수학 교육 내실화 기대<br/>업체·학교간 검은 커넥션 우려<br/>2013년까지 50개 사교육기업 육성‥다각적인 검증제 마련키로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방과후 학교에 대한 민간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학습의 질적 제고와 위탁기관에 대한 검증장치의 효력 발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과학부가 19일 확정 발표한 '공교육 강화-사교육 경감 선순환 방안'에는 영어와 수학교육의 내실화 방안과 함께 올해 안으로 모든 학교의 방과후학교 운영을 민간에 개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대학·지자체·교육청·산업체 등이 참여하는 방과후학교 사교육 기업을 2013년까지 50개 육성하고, 방과후학교 민간위탁 기관과 비영리단체 등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해 사업에 참여하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들이 영리적 성격을 띠고 사업에 참여하는 만큼 다각적인 검증 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2010년말 우리나라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전국 학교수의 99.9%, 학생수로는 63.3%에 달한다.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1만1231개 학교 중 23.7%인 2990개교가 4438개 민간기관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2만9880개를 위탁 운영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수가 1만7851개로 전체의 59.7%를 차지하며, 다음이 영어로 692개(20.4%)가 운영되고 있다.
민간기관 중 영리기관에 이들 프로그램을 맡긴 학교는 2064개교로 역시 컴퓨터 프로그램 위탁건수가 1만559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아 불법ㆍ비리의 소지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지역의 경우 컴퓨터를 제외한 영리기관 위탁 운영프로그램은 총 1470개로 이 가운데 영어가 75%, 수학이 14.3%, 예체능이 4.5% 비중이다.
이른바 대교 등 '빅3'로 불리는 대형 사교육업체의 경우는 컴퓨터 위탁운영에 집중하고 있으며 나머지 과목 점유율은 15.7%에 그친다.
실제로 최근 방과후학교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학교 교직원에게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사교육업체 대교와 에튜박스를 압수수색하는 등 방과후학교를 둘러싸고 관련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방과후학교 비리에 연루돼 금품을 챙긴 초등학교 교장 5명을 파면한 데 이어 올해 2월 같은 혐의로 초교 교장 6명을 추가로 징계위에 회부, 1명을 파면하고 나머지 5명은 정직 또는 감봉 조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학교운영위원회 산하에 방과후학교 소위원회를 설치해 프로그램 수요조사와 개설ㆍ관리, 위탁기관 적정성 검토 등을 하도록 각 시ㆍ도교육청에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
그동안 사설학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방과후학교 개선을 위해 시도교육청이 일선 학교가 검증된 외부강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방과후학교 종합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지역별·영역별 우수강사 및 우수 프로그램 풀(pool)을 구성한다.
대신 외부강사 자격에 관한 기준을 엄격히 정해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의 대규모 교육비리와 최근 검찰 수사에서 문제가 된 학교 상대 로비 가능성도 원천 차단키로 했다.
시도교육청 공동으로 공개수업 및 만족도 조사결과와 연수실적 등을 통해 우수강사에 대한 기준을 표준화하고 강사 자격요건과 채용 절차 등도 개발한다.
아울러 수업공개와 학생 학부모 만족도 조사 등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평가결과를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교과부는 또 교ㆍ사대 졸업생, 퇴직교원, 산업체 경력자, 전문직 종사자, 경력단절 여성, 결혼 이주자 등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이나 저명인사가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인적 자원도 적극 발굴한다.
교원 임용대기자를 활용하는 기존 방안도 확대된다.
실제로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교사 보조로 일하고 있는 김모(30)씨는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중 경력이 될까해서 방과후학교 업무를 하고 있다”며 “방과후수업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준비해야 하는데 반해 정부의 지원이 적어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8월부터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이용해 방과후학교 강좌조회, 온라인 수강신청, 출결상황 조회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방과후학교지원센터의 공익재단 전환과 행정전담인력에 대한 방과후학교 코디네이터 활용 등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