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환포지션 한도 현행보다 20% 가량 줄어든다

2011-05-19 16:57
환율안정 효과…찬반 의견 팽팽

(아주경제 김희준 이미호 기자)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가 현행보다 평균 20% 가량 줄어든다.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은 250%에서 200%로, 국내은행은 50%에서 40%로 자기자본대비 선물환 보유액 거래 한도가 각각 축소됐다.

선물환 거래란 원·달러 환율이 미래 시점에 내려가거나 올라갈 것에 대비해 달러를 특정 가격에 팔거나 사놓는 것을 말한다. 은행이 자기자본대비 보유할 수 있는 선물환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선물환포지션이라고 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9일 ‘외환시장 안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임종룡 재정부 1차관,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주열 한은 부총재, 이장영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은과 금융감독원의 특별 외환공동검사 결과 역외 선물환 거래 증가에 따른 단기 외채 증가,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증감 상태, 한도 위반 여부 등을 확인했다”며“거시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는 최근 외은지점들이 외화표시 회사채인 ‘김치펀드’ 형태로 단기차입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달러 단기차입은 기업이 선물환을 팔면(매도) 은행이 사주고(매입), 선물환을 구입한 은행들이 매수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동시에 현물환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단기차입이 많아지면 외화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시스템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및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대상이 돼 왔다.

특히 올들어 외국인들의 역외 선물환 순매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 강세)한 것도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를 예고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올 들어 외국인들의 NDF거래를 보면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원화가 강세로 갈
거라는 기대에 편승해 투기거래가 일어나고, 이러한 투기로 원화가 다시 강세로 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선물환 거래가 위축되면서 달러 차입이 감소, 원달러 환율 하락세(원화 강세)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외환 담당 애널리스트는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는 환시 달러공급 물량을 일부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물환포지션 축소 효과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외환딜링룸 차장은 "선물환포지션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기 때문에 환율시장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선물환포지션에 대한 회의가 열린다는 시그널이 시장에 전해졌음에도 불구, 여전히 역외쪽에서는 매도세가 우세하다.

김 차장은 "기존에 알려진 20% 축소방안 외 추가적인 선물환포지션 규제 내용이 나온다면 환시에서 새로운 재료로 반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미 충분히 이를 흡수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