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재정난에 국민임대주택 먼저 줄였다

2011-05-19 20:17
지난달 1만6383가구 국민임대 취소<br/>1분기, LH 국민임대 건설 인허가 '0'<br/>"서민 주거 안정에 악영향 미칠 것"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임대주택 건설을 우선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서민 주거 복지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LH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LH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급하는 국민임대주택 건설 실적은 지난 2007년 11만310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2만7524가구로 크게 줄었다.

지자체 공급 물량은 감소폭이 적었지만 LH 공급 물량이 크게 줄었다. 올들어 지난 3월까지 LH의 국민임대주택 건설 인허가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다.

LH는 기존에 추진하던 국민임대주택사업도 대폭 취소했다. 지난달에만 13개 지구, 23개 블록의 국민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취소했다. 면적은 약 84만㎡로 여의도의 10분의 1 수준이며, 가구수로는 1만6383가구에 이른다.

지역별로 가격 차이는 있지만 보통 1개 블록의 국민임대주택 건설 비용이 수도권에서는 1000억원 이상, 지방에서는 400억~800억원 하는 점을 고려하면, LH는 이들 지역의 사업을 취소하면서 약 1조5000억원 정도를 아낀 것으로 추산된다.

LH는 국민임대주택 용지를 민간 건설사업자에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서민 주거 복지를 위해 마련된 땅에 민간 분양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국민임대주택 단지가 대거 취소되면서 서민 주거 복지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기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은 4.1%로 선진국 수준인 15%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공공 임대주택"이라며 "LH가 가구당 2억원이 넘는 보금자리주택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풀며 공급하면서, 국민임대주택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