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판짜기’ 가속화 되나
2011-05-18 20:32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바람 여파로 인해 한나라당의 ‘새판짜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18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친이(친이명박.주류)’와 ‘친박(친박근혜.비주류)’ 양강 구도 속에 수도권 중심의 초·재선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소장파 비주류’로 나뉘었던 구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신주류로 급부상한 소장그룹과 친박간 분화가 일어나는 동시에 친이계가 비주류로 몰락한 형국이다.
친이계 모임이자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이었던 ‘함께 내일로’는 18일 여의도의 사무실에서 정례 회의를 갖고 당의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당초 이 모임의 대표를 맡았던 안경률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패배에 따라 대표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날 모임에서 함께 내일로의 해체가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으나 이날 회의 결과 정책연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모임을 지속키로 했다.
안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함께 내일로의 역사적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며 모임을 지속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직전까지 정책위의장을 지낸 심재철 의원도 “함께 내일로는 연구모임인데 해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권택기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계파 모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의원들이 운영을 주도하는 모임의 구조개선 요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은 유지됐으나 함께 내일로의 향후 추동력은 사실상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은 전체 60여명의 회원 중 20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당내 여론을 주도했던 친이계의 몰락이 가시화됨에 따라 한나라당의 구도 개편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나라당의 계파 구도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이미 당내 주류 세력으로 떠오른 ‘새로운 한나라’와 이들과 ‘전략적 동거’를 유지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친박 진영의 ‘신(新)양강구도’로 나뉜 모습이다.
최근 ‘새로운 한나라’에서 제기된‘젊은 대표론’에 대해서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 “당 쇄신을 목적으로 모인 것에는 긍정적이나 이 것이 당권 투쟁을 위한 것이라면 옳지 못하다”며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여기에 기존의 친이계 의원들 중 초·재선 의원들이 전날 회동을 갖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당 쇄신 움직임에 있어 ‘새로운 한나라’의 견제 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들의 구도 경쟁은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달부터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