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위 결정 후 ‘우리금융’민영화 향방은?
2011-05-18 18:30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5개월 만에 재개됨에 따라 이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입찰 규모를 30%이상 지분의 인수와 합병으로 바꾸고 지방은행의 일괄 매각으로 확대해 소수지분 입찰자들의 참여 여지를 없앤 부분에 대해 산은금융을 위한 길을 터줬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물론 컨소시엄이나 사모펀드(PEF)로도 입찰 참여가 가능하지만 컨소시엄 내에 참여한 기업 중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거나 자본총액 비중이 25% 이상일 경우 산업자본으로 간주돼 금융지주회사법상 의결권이 있는 지분의 9%만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또 컨소시엄 참여 투자자들의 경우 지분을 매입하면 동일인으로 간주돼 공동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따른 이익추구가 어렵다.
실제로 우리금융도 투자자들을 통한 컨소시엄으로 지분 56.97%를 매입하는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1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인수안이 실익이 있기 때문에 작년과 같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은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금융권과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의 민영화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산은금융의 인수를 상정해 놓고 봤을 때 우선 ‘변양호 신드롬’에 시달리고 있는 금융당국이 시행령을 바꾸고 1년반 정도 남은 현 정권하에서 인수를 완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공자위의 계획안에서 산은금융의 인수안은 시간이 갈수록 추진동력을 잃고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다시 요원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경제연구원의 김필헌 연구위원은 우리금융과 정부내부의 반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금융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현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인수자로는 산은금융이 가장 유력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수 가능성과는 별개로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의 합병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특히 국책은행끼리의 합병은 자칫 이와 관련된 기업과 금융권에 대해 정부의 입김이 강해져 시장경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최근에는 하나금융의 인수전 참여 전망도 세를 얻어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긴급 이사회 간담회 후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은금융의 인수안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금융권과 전문가들은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합병을 준비했던 하나금융을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17일 유효경쟁 가능한 인수희망 회사가 존재한다고 밝혔고 하나금융 입장에서도 타 금융지주에 비해 크게 못미치는 자산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제안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이 파기될 경우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의 인수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7조원을 상회하는 우리금융 지분 인수비용과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