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경쟁력” 클라우드 탄력받나
2011-05-18 07:14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이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의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에 이어 콘텐츠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사업자들도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 역시 클라우드 콘텐츠 확보를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목표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음악이나 영화 콘텐츠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향후 클라우드 시장을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과 LG, 클라우드 진출 선언=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의 취지는 언제 어디에서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클라우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본격 사업 착수에 앞서 아직 구상단계”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스카이라이프와 방송 콘텐츠 제공 협약을 맺고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해외 진출을 위해 도이치텔레콤 등 해외 사업자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스마트 넷하드를 기반으로 한 스카이라이프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해 3년 내 100만명의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과 LG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콘텐츠 서비스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웹하드 기능에 머물렀던 이전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TV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N스크린을 바탕으로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삼성과 LG의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제조사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뛰어든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포털, 이통사에 더해 하드웨어 제조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콘텐츠 확보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과 애플도 ‘콘텐츠 경쟁 비상’=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이미 일정, 주소록 서비스 등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을 확보한 구글은 최근 개발자회의를 통해 클라우드 방식의 음악 서비스 구글 뮤직 베타를 선보였다.
구글 뮤직 베타는 음악 파일을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아직까지 콘텐츠 확보를 위한 음반사 제휴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미 구글의 콘텐츠 확보 움직임은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구글은 2009년 클라우드 음악 서비스업체 심플리파이(Simplify)를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비보(Vevo), 냅스터(Napster), 판도라(Pandora) 등과 음악 서비스를 위한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클라우드 음악 서비스 진출을 본격화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아이튠스(itunes)를 통해 콘텐츠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온 애플도 콘텐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유니버설 뮤직, 소니 뮤직엔터테인먼트, 워너뮤직 그룹, EMI 그룹 등과 함께 무제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구글과 아마존까지 가세한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아이튠스 기반의 다운로드 서비스의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이 내놓은 전략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2009년 이미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라라미디어를 인수하며 클라우드 기반 음악 서비스에 관심을 보여왔다”며 “이번 음반사와의 제휴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확보 과정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콘텐츠 확보 전쟁은 애플과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에서 확보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벌이는 2차전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애플과 구글의 막강한 OS 지배력에 콘텐츠 서비스까지 결합될 경우 윈도폰7이나 블랙베리OS 등 군소 OS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TE, 와이맥스의 도입으로 모바일 네트워크의 효율이 높아지면 음악과 영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업계 구분없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