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EU, 첨단제품 수출제한 해지해달라"
2011-05-17 14:34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중국에 대한 첨단제품 수출제한 해제를 주문했다.
후 주석은 16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EU 기업들에게 대중 투자와 관련한 편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에 상응해 EU도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과 첨단기술 제품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후 주석은 “양측간 관계발전을 위해 고위층 교류, 전략대화 강화, 다자문제에서 협력 확대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무역, 금융, 환경보호, 신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해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EU와 중국은 다른 점도 많지만 공통점이 적지 않은 경제적, 정치적 파트너”라면서 “EU는 중국과 더불어 시장개방을 지지하며 보호무역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그러나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인정과 첨단제품 수출제한 해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닷새간 일정으로 지난 15일 중국 방문에 나섰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베이징에서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제2차 중국ㆍEU 정당간 포럼이 개최됐다.
중국 측에서는 공산당, EU측에서는 20개 회원국의 84개 정당이 참석한 이 포럼에서는 양측이 공유할 발전 청사진 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자리에서도 중국 측은 EU 측에 시장경제지위 인정과 첨단기술 제품 수출제한 해제는 물론 무기판매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주 헝가리에서 개최된 EU와의 전략 대화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중국은 세계 경제 위기 후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 스페인 등의 채권을 대량 매입하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통해 EU로부터 시장경제지위 인정, 첨단기술 제품 수출 제한 및 무기판매 해제를 유도하고 있으나 영국을 필두로 한 반대세력의 주장도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중국이 아직 시장경제지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으며 무기 판금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EU는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에 무기 수출 금지를 시작해 20여년 지속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