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임원 협박해 26억 뜯어낸 前직원 구속
2011-05-16 11:43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부산저축은행그룹 임원의 비리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거액을 갈취한 부산저축은행 퇴직 직원 4명이 구속기소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16일 이 은행 그룹 임원을 상대로 비위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5억∼10억원씩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로 윤모(46) 씨 등 부산저축은행 퇴직 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부산저축은행 영업1팀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은행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운영하는데 자신과 지인들의 명의를 사용하게 한 뒤 SPC의 통장과 도장을 직접 관리했다.
윤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차명계좌의 대출금 7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사실이 은행측에 발각돼 2005년 1월 은행을 그만두게 되자 다음달 강성우 감사에게 전화해 "10억원을 주지않으면 부동산 차명 구입, SPC를 통한 불법 시행사업 등을 금감원이나 수사기관, 언론에 고발하겠다"고 겁을 줘 10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영업2팀 과장으로 근무했던 김모(42) 씨는 차명계좌에 지인을 추천하지 않아 임직원들과 마찰이 잦자 2004년 11월 퇴직금 등 1억7000만원을 받고 회사를 그만뒀다.
김씨는 윤씨가 10억원을 뜯어낸 직후인 2005년 5월 강 감사에게 복직을 요구하며 “불법 SPC 설립과 차명 대출 등을 알고 있다”고 협박해 5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최모(28·여) 씨 등 다른 2명도 비슷한 수법으로 협박해 각각 5억, 6억원씩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등 비위사실이 내부 직원 사이에서는 상당히 알려졌었던 것으로 보고 이들 외에 SPC 대출 등에 관여한 다른 직원 등이 임원을 상대로 비위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뜯어낸 사례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