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제화, 천천히 준비해온 중국
2011-05-16 10:2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은 지난 2000년 초부터 위안화를 전 세계 기축통화로 내세우고자 위안화 국제화를 치밀하게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7월부터는 싱크탱크를 꾸리고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접어들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구미 선진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등에 대한 견제와 반발을 의식한 듯 아주 치밀하고 차근차근 다방면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우선 지난 2009년 7월부터 상하이 광저우 선전 둥관 주하이 등 5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 사이를 위안화 시범 무역 결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 해에는 시범 지역을 베이징 등 20개 지역으로 늘리고 거래 대상 국가도 전 세계로 넓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최근 연내 위안화 무역결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 보유량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중국은 지난 2003년 453t에 달했던 금 보유량을 2009년 1054 t까지 늘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채 미치지 못하는 만큼 향후 금 보유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홍콩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관문이자 역외시장 전초기지로 삼고 홍콩 내 위안화 업무 확대계획도 착착 실행하고 있다. 지난 해 2월 해외 기업도 홍콩 금융시장에서 딤섬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이어 지난 해 7월 홍콩에서 위안화 금융 상품 판매도 허용했다.
상푸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개년 경제규획 기간에 홍콩을 국제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허브인 홍콩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비중도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홍콩 위안화 예금액은 무려 4514억 위안에 달했으며, 홍콩 내 금융자금 조달액도 지난해 570억 달러(한화 약 64조원)로 2009년 310억 달러보다 80%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 기구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도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해 10월 열린 G20 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율을 기존 3.99%(6위)에서 6.19%(3위)까지 올렸다. 올해 2월에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가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편입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는 지난 몇 년간 중국이 각종 국제기구 요직에 자국인을 앉혔던 것이 큰 힘이 됐다. 지난 해 2월 주민(朱民) 런민은행 부총재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의 특별고문에 임명됐는가 하면 2008년에는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를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로 진출시켰다.
이밖에 여성 변호사 장웨자오(張月嬌)가 세계무역기구(WTO) 대법관으로, 사주캉(沙祖康) 전 제네바 중국대표부 대사가 유엔 경제사회담당 사무 부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