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수출 '박리다매'

2011-05-16 16:22
순상품교역지수 80.6으로 악화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올 1/4분기 우리나라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염가에 많이 판 ‘박리다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지수’에 따르면 수출 상품 1개의 금액으로 수입가능한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0.6으로 지난해 1/4분기 지수인 85.4보다 5.6% 악화됐다.

하지만 수출총액을 따져 수입 가능한 상품양을 표시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 증가세에 따라 133.4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11.1% 개선됐다.

이에 따라 지난 1/4분기 수출은 수출상품의 개별가격은 악화된 대신, 그 갯수가 많아져 ‘적게 받고 많이 판’ 형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경제통계국의 양호석 차장은 “수출단가지수는 전년동기에 비해 올랐지만 수입단가가 더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됐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박리다매’의 구조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4분기 수출단가는 전년 동기대비 8.2% 올라 전 분기의 6.6%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패널 등의 정보기술(IT) 제품 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과 화공품,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단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14.6%를 기록해 같은 기간 수출단가 상승률 8.2%에 비해 6%포인트 더 높았다. 수입단가 상승률은 전 분기(8.9%)보다도 높다. 이는 주요 수입품목인 원유을 중심으로 철강재, 비철금속 등 원자재와 내구소비재의 가격 상승폭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분기 수출물량은 반도체, 기계류, 정밀기기,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보다 17.6% 증가해 전년 3/4분기(10.4%) 및 4/4분기(8.9%)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수입물량 증가율은 철강재 등의 수입이 낮아진 대신 원유, 비철금속, 직접소비재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전년 4/4 분기(13.5%)보다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