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트너 "차입 한도 소진은 재앙" 경고

2011-05-15 18:24
벤 버냉키 FRB 의장 이어 경고 <br/>美 싱크탱크 "더블딥 올 것"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미 의회가 정부의 차입한도 상향 조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온 가운데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재앙"이라는 당국자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민주당의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 앞으로 보낸 지난 13일(현지시간)자 편지에서 "디폴트 상황에 빠지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성장이 크게 떨어지고 실업도 늘어남으로써 미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도 전날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참석해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차입 상한 조정이 조속히 합의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금융 시스템이 또다시 와해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 “리먼 브라더스 와해에 버금가는 엄청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는 "차입 상한을 높이는 문제가 정치적 흥정 도구가 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면서 디폴트 상황시 "최소한의 타격은 차입금리 상승이며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심각한 재정 적자가 실질적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가 현재 정부에 허용하고 있는 차입 한도는 14조2940억 달러인데 이르면 16일 소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무부는 이후 길어야 오는 8월 2일까지 '공무원퇴직장애연금'을 전용하는 등의 비상 조치를 통해 어렵사리 차입을 실질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긴급 상황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서드웨이도 13일자 보고서에서 미국이 디폴트 상황이 될 경우 또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채무 불이행시 연방 공무원 최소 64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주택시장 불안도 심화되며 주가도 3개월 사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6.3%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차입 부담도 상승해 채권 수익률이 0.5%포인트 뛰면서 연간 재정 적자가 단기적으로 1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