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뛰기 1위 김덕현, 한국 육상 자존심 살려
2011-05-15 10:39
(아주경제 김동원 기자) 김덕현은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세단뛰기에서 16m99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6년 대회에서 16m81의 대회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역대 대회에서 국내선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2006년 여자 멀리뛰기에서 6m68로 우승을 한 정순옥까지 모두 세 번이다.
김덕현은 이날 1, 2차 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그때까지 기록에선 리반 샌즈(바하마)가 16m82, 알렉시스 코펠로(쿠바)가 16m68로 1, 2위였다. 그러나 김덕현은 3차 시기에서 16m99를 뛰면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김덕현은 마지막 4차 시기에서 다시 한 번 실패했으나 샌즈와 코펠로가 나머지 시기에서 16m99에 못 미쳐 1위를 확정했다. 김덕현은 이날 세계선수권 B기준 기록인 16m85를 통과해 오는 8월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세단뛰기 출전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김덕현을 제외하고 국내선수들의 이번 대회 성적은 다소 부진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내심 3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던 최윤희는 4m20을 넘는 데 그쳐 5위에 머물렀다. 한국기록 보유자인(4m35) 임은지는 1, 2차 시기에서 4m를 넘는데 모두 실패했다.
대회 첫 금메달과 대회 기록 경신의 주인공은 여자 1500m에서 나왔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우승 후보로 꼽힌 선수는 칼키단 게자헤인과 아세파 메스케렘(이상 에티오피아)이었다. 트랙을 두 바퀴째 돌 때까지 두 선수는 선두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세 바퀴째부터 미스첸코가 두 선수를 추월하면서 가장 앞서 나갔다. 결승선을 20m 정도 남겨 두고 메스케렘이 스퍼트를 올리면서 추격에 나섰으나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는 미스첸코였다. 그는 4분03초52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면서 2009년 낸시 제렛 랭가트(케냐)가 작성한 종전 대회 기록인 4분06초80을 3초28이나 앞당겼다.
이어 열린 남자 800m에선 보아즈 라랑(케나)이 1분 45초90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라랑은 스타트에서 조금 뒤쳐졌으나 400m부터 가장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경쟁자들을 여유롭게 제치고 가볍게 1위를 확정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종목은 남자 400m 허들이었다.
조니 더치(미국)가 49초0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허들은 버숀 잭슨(미국, 이상 49초14)이 먼저 넘었으나 2위에 있던 더치가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이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200m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앨리슨 펠릭스(미국)는 최강자다운 실력을 보였다. 펠릭스는 레이스 초반부터 다른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하면서 22초38로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면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7년 라숀티 무어(미국)가 작성한 22초74를 0.36초 앞당겼다.
데이비드 올리버(미국)는 남자 110m 허들에서 13초14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그도 펠릭스처럼 독주했다. 애리스 메리트(미국, 이상 13초30), 드와이트 토마스(자메이카, 이상 13초40)는 선전했으나 2, 3위에 그쳤다.
카밀리타 지터(미국)는 여자 100m에서 3연속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지터 역시 경쟁선수들을 출발부터 여유 있게 앞서면서 12초0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 100m 허들에서는 돈 하퍼(미국)가 12초73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남자 100m에서는 9초대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200m가 주 종목인 월터 딕스(미국)가 10초00의 기록으로 마이크 로저스(미국, 이상 10초03)와 제이수마 듀어(노르웨이, 이상 10쵸09)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남자 100m는 모나부 애드워즈(미국)가 부정출발을 범했기 때문에 두 번째 출발에서 우승자가 가려졌다.
남자 100m에 이어 열린 남자휠체어 400m는 국내선수들만 출전한 가운데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51초72)를 0.21초 줄인 51초51로 우승했다.
마지막 트랙 경기로 치러진 남자 3000m 장애물에선 힐러리 킵상 예고가 8분12초08로 1위에 올랐다. 리차드 마티롱(케냐, 이상 8분12초15)이 2위, 실라스 키툼(케냐, 이상 8분12초17)이 3위를 차지했다. 케냐 선수들은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이름을 올렸다.
필드경기에선 대회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여자 해머던지기에선 장원슈(중국)가 73m49를 기록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장원슈는 1차 시기에선 실패했으나 2차 시기에서 73m49를 던졌다. 3, 4차 시기에서 2010년 베티 하이들러(독일)가 작성한 대회 기록(75m28) 경신에 도전했으나 넘지는 못했다. 잘리나 마그리예바(몰도바)가 71m14, 타티아나 리센코(러시아)가 70m40으로 각각 2, 3위에 올랐다. 한국기록(63m53)을 보유하고 있는 강나루는 62m15를 던져 8위로 부진했다.
여자 멀리뛰기에선 푼미 지모(미국)가 6m5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안나 나자로바(러시아)는 지모와 같은 6m52를 넘었는데 바를 넘지 못한 실격 횟수가 한 차례 더 많아 1위 자리를 내줬다.
여자 높이뛰기는 정 싱주안(중국)이 1m94으로 1위를 차지했다. 마리아 애이토바(카자흐스탄)은 정 싱주인과 최종 기록이 같았지만 바를 넘지 못하는 실패 횟수가 더 많아 2위에 그쳤다. 나디야 두산노바(우즈베키스탄, 이상 1m88)가 3위에 올랐다.
여자장대높이뛰기에선 실케 스피겔부르그(독일)가 4m50을 기록하면서 1위에 올랐다. 스피겔부르그는 1, 2차 시기에서 4m40과 4m50을 가뿐히 넘으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4m65에 도전했으나 1~3차 시기에서 바를 넘지 못했다. 매리 섹서(미국)와 질리안 슈워츠(독일)이 4m40으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남자 창던지기에선 이고르 야닉(폴란드)이 82m18을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마크 프랭크(독일)와 스투어트 파쿠할(뉴질랜드)이 각각 80.45m와 79.09m를 던져 2,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