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 시리즈> 장즈쥔, 對美정책만 35년 연구한 '야전사령관'
2011-05-15 18:44
'미국통' 양제츠 뒤이을 강력한 차세대 주자<br/>국익 반하는 사안엔 엄중항의·강경대응<br/><중국외교를 움직이는 사람들Ⅴ>
장즈쥔은‘그림자 외교부’로 불리는 중앙대외협력부 부부장을 9년 재임한 핵심 당 간부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장즈쥔이 외교부 부부장에서 상무부 부장으로 승진되자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장즈쥔이 양제츠를 대신해 중국 외교부를 이끌어갈 강력한 차세대 주자로 평가하기도 했다.
◆장즈쥔은 누구?
53년생으로 올해 58세인 장즈쥔 부부장은 장쑤성 출신으로 베이징대학에서 2년여 수학하던중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장즈쥔은 영국 유학을 마친 후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7국에 배치돼 대외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22세라는 약관의 나이로 대외연락부에서 대미관계와 대미 정책연구를 담당해 근 35년 간 미국문제만을 다루어 온 ‘미국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주 영국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파견돼 3년 간 대사관 업무를 하고 부국장으로 대외연락부 7국에 복귀한다. 대외연락부 부국장으로 2년을 근무한 후 국장으로 승진 하기 전 지방행정경험을 쌓기 위해 산둥성 즈보시(淄博市) 당위원회 부서기로 지방에 나가 있다 1년 만에 7국 국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장즈쥔는 대외연락부에서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밟아온 엘리트 코스를 전형적으로 밟아왔다.
앞서 다루었던 왕자루이의 경력과 비슷한 패턴이다.
장즈쥔은 2000년부터 9년 동안 대외연락부 부부장으로 다이빙궈와 왕자루이를 보좌하면 후진타오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외교안보 자문을 담당해 왔다. 이런 연유로 그는 당 지도부에 대미정책 관련 현안과 정책대안, 관련 정보를 수시로 건의하고 보고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대미외교 강화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장즈쥔은 ‘그림자’에 머물지 않고 외교전면에 등장한다.
이런점에서 볼때 통번역 요원으로 외교업무를 시작한 양제츠 외교부장보다 부부장 직함을 갖고 있는 장즈쥔의 위치의 무게 감이 더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동아시아연구원 중국연구센터 서상민 부소장은 “장즈쥔은 중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양제츠 부장보다 훨씬 더 원칙적이고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부소장은 이어 “장즈쥔이 비록 직책상 양제츠 부장보다 아래에 있지만 공산당 서열로는 장즈쥔이 높은 공산당위원회 서기이기 때문에 외교부에서의 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도 지난 3월 양회(兩會)가 열린 상황에서 공산당 서열로 볼 때 외교부내에서 가장 높은 장 즈쥔부부장을 방북시킨데 주목하고 했다.
북중 간에 북핵 6자회담 프로세스를 진행시키려면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보내면 되는데 장즈쥔 부부장을 선택한 걸로 봐서 중요한 업무를 수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조선노동당 사이의 교류로 봐야 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않다.
이에 대해 서 부소장은 "대외연락부(공산당)에서 오랜 대외업무를 했던 장즈쥔이 외교부로 옮겨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후 방북한 것은 전혀 이상한 부분이 아니다"며 "북한의 지도부들이 대외연락부 라인에 보다 큰 신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과 중국공산당의 교류로 본다면 전혀 이상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
◆장즈쥔, 양제츠와는 다른 스타일
외교부의 양제츠가 '선비 외교부장'이라면 장즈쥔은 '야전 사령관'으로 비교된다.
양제츠가 온화한 외교를 펼치고 있어 '선비 외교부장’으로 불려지고 있는 반면 장즈쥔 부부장은 중국공산당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전투력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양제츠는 지난해 7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 이는 지역안보의 결정적인 문제이며 이를 국제법에 의해 풀어야 한다는 주장에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는 티베트와 같이 중국의 ‘핵심적 이익’이라고 줄곧 주장한 바를 볼때 양제츠의 대처를 비난 받기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외무부 관료로의 대외업무만을 해 왔던 양제츠로서는 상대국(미국)의 입장을 전혀 외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반면 장즈쥔은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전략대화에서 중국의 인권 개선 필요성을 강도높게 지적한 미국에“미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인권 문제에 대해 완벽하지 않다”며 역공했다.
그는 다른 중국 고위 간부들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 상황을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의 일에나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아주경제 & EAI 중국연구센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