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문 제2삼성만들라 이회장 특명

2011-05-12 16:56
"중국제품, 두려움 느낄 수준"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한국에서의 일부 오해와 달리 현지에서 접한 중국의 일부 전자제품은 디자인이 뛰어나고, 기술수준이 발전돼 있다. 또한 신기술, 신제품, 신시장에 대한 대응능력이 좋아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중국삼성 대표인 강호문 부회장은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임 5개월만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강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이 중국에서 공장신설과 확장을 하면서 장기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 든다"며 "중국시장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4∼5년전부터 준비를 하는 등의 선제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그는 "이건희 회장님으로부터 중국내에 '제2의삼성'을 만들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며 "중국삼성의 핵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삼성이 중국에서 지속 성장하는 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연구개발에서 디자인, 제조로 이어지는 현지완결형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부회장은 “중국에서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다 파는 ‘Made in China’에서 중국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과 사업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역수출하는 ‘Created in China’로 변모될 때 중국삼성은 진정한 ‘제2의 삼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부회장은 중국삼성이 한국삼성과는 다른 새 일거리를 발굴해내야 한다면서 중국 내에서 희토류 자원을 가공해 다른 나라에 내다 파는 것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예시했다.

그는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중국 시장에서 사업 성공의 관건은 전략적 상상력”이라며 “지금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나타날 것에 대비하려면 중국의 경제뿐 아니라 정치, 문화, 사회, 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철저히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 부회장은 중국삼성의 올해 매출이 중국 대륙은 작년보다 24% 늘어난 500억달러, 대만ㆍ홍콩ㆍ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은 작년보다 15% 늘어난 59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누계투자가 100억달러 돌파함에 따라 연구개발 인력도 1000명 늘어난 54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작년 12월 ‘중국 내 제2의 삼성 건설’이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해외 지법인장으로는 최초로 부회장급인 강 부회장을 중국 본사 대표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