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황우여 대표대행-비대위 '투톱체제'...불안한 동거

2011-05-12 08:02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은 11일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대표의 권한대행을 맡고 정의화 비대위원장이 당내 최고의결권을 갖는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주요 당무에 대해선 황 원내대표와 정 비대위원장이 협의토록 했다. 그러나 소장파가 지원하는 원내대표단과 주류측의 비대위간 갈등으로 이 ‘동거정부’의 향후 진로는 불안정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중진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황 원내대표와 정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분담키로 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은 황 원내대표가 맡았지만, 당무처리와 관련해 실질적 권한은 정 비대위원장에게 주어졌다.
 
 정 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통상업무와 전당대회 준비, 쇄신활동을 담당한다. 또 비대위 산하에 소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당무는 정 위원장이 처리하되, 주요 당무 협의 사안은 황 원내대표와 협의해 처리키로 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 운영과 관련, “앞으로 전대 준비, 당 노선 정비 등 분야별로 3∼4개 소위를 만들어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을 준비하겠다”며 “비대위원이 아닌 일반의원들도 소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의 최대 업무는 전대를 치르기 앞서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일이다. △당권·대권 분리 문제, △대표, 최고위원 분리 경선안 등을 모두 결정하게 된다. 중도노선 강화 등 당의 이념을 결정하는 것도 비대위의 몫이다.
 
 반면 황 원내대표는 대외적으로 당 대표 권한만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외치는 황 원내대표가 맡지만, 내치는 비대위가 맡는 식이다.
 
 문제는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간 권한 충돌 가능성이다.
 
 한나라당 당헌 제32조에 따르면 최고위원회는 당내 최고의결집행기관이다. 대표나 권한 대행은 최고위원회의 의장으로서 사실상 당무를 총괄한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의 경우, 이름만 ‘당 대표 권한대행’이지, 최고위원회의 업무 전반과 의결은 정 위원장이 총괄하게 된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와 관련, “사실상 의결권은 비대위로 넘겨졌다”며 “비대위 구성이나 당 사무처 주요 인선은 비대위에서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당무와 관련해서 황 원내대표는 ‘얼굴마담’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소장파 의원은 “황 원내대표는 당 대표란 이름만 얻었지 실질적 권한은 정 위원장이 가져간 것”이라며 “투톱체제에서 주요 업무에 대한 협의가 잘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수도권 출신 한 의원은 “당 대표는 사실상 당무를 총괄하는 입장이어서 비대위와의 권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 쇄신에 힘을 모야야 할 때 ‘집안싸움’만 하다 2개월여를 허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던 이병석 의원은 “경선 후 승복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며 “당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진영, 박진 의원은 “당 단합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