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현직 경제수장 첫 '조우'…윤증현 '홀가분', 박재완 '진지'

2011-05-11 17:33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차기 '경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개각 발표 후, 11일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만나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 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회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참석차 해외 출장길에 나섰던 윤증현 장관은 오랜 피로감을 떨친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회의 시작에 앞서 터진 수십개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활짝 웃어보이기도 했다.

반면 후임 박 장관은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 것에 대한 부담감과 기대감이 뒤섞인 듯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이날 윤 장관은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제10차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참가했다. 그는 경제수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된 소회를 "내각을 떠나지만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고 밝혀 애틋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동석한 장관들에게 가벼운 미소로 화답하고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일 좋아하는 것"같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임기 내내 진 장관과 영리의료법인 도입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 "여러가지 면에서 경륜이 많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차기 수장을 맡아줘서 마음놓고 떠날 수 있어 다행"이라며 "다만 물가문제 등 산적해 있는 현안을 처리하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앞으로 국가경제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될 박재완 장관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자료를 검토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 대지진 사태와 클라우드 서비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사업 등 경제현안에 대해서 짤막하게 소개했다.

그는 "일본 대지진 사태가 발생한지 벌써 2개월이나 지났다"며 "일본 부품 소재 산업의 '서플라이 체인'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우리의 산업 경쟁력도 분석·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클라우딩 컴퓨팅 확산 및 경쟁력 강화 방안'과 'LED 조명사업 글로벌 진출 방안'도 논의했다.

윤 장관은 "클라우드 서비스는 IT자원에 공유개념을 공격적으로 적용한 기술로 국가사회 전반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2012년부터 본격 형성되는 LED 조명시장의 경우, 자동차나 의료산업에 활용가능한 고부가가치 시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감효과(백열등의 80%)를 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회의는 윤 장관이 오는 20~21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유럽부흥개발회의(EBRD) 총회에 참석하게 되면 사실상 마지막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