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수'에서 '에이스'로 거듭난 LG의 샛별 박현준
2011-05-10 12:34
▲박현준 [사진 = LG트윈스]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올해 프로야구 부문별 기록을 살피면 흥미로운 점이 들어온다. 다승부문 1위 투수로 '토종 에이스' 류현진·김광현도, 외국인 선수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로페즈·글로버도 아닌 생소한 이름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LG트윈스의 프로 3년차 투수 박현준(25)이다.
사이드암 투수인 박현준은 작년 SK에서 LG로 이적할 때만 해도 무명의 유망주에 불과했다. SK시절 2군을 전전하며 미미한 활약을 펼치면서도 불같은 성격을 못이겨서 일부 SK 팬들과 사이버 상으로 싸우다 팬들에 의해 붙은 '개장수'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에 '1군 통산 1패'라는 기록은 LG 팬들을 많이 불안하게 했다.
그렇지만 2011시즌 개막 한 달여만에 박현준은 LG의 새로운 에이스이자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가장 주목받는 뉴페이스로 거듭났다.
승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삼진도 43개로 류현진(50개)에 이어 2위, 평균자책점은 2.70으로 6위이다. 시즌 7차례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5차례나 기록하기도 했다.
더욱이 46⅔이닝(경기당 6.5이닝, 전체 2위)을 소화해 이닝이터 역할도 하고 있으며 득점권에서의 피안타율은 0.122에 불과하다.
박현준은 이러한 경기에 출전해 승리를 거뒀거나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더라도 상대팀 패배를 안기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박현준이 사용하는 주무기는 낙차큰 포크볼과 150㎞에 이르는 직구다. 특히 포크볼은 직구처럼 날아오다 갑자기 큰 각도로 떨어지는 형태로, 상대 타자가 힘을 못 쓰도록 하는 그의 주요 필살기 투구다.
슬라이더, 커브 등도 구사하는 박현준은 포크볼이 말을 듣지 않을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다른 구질로 바꿔 승부를 볼 줄도 안다.
8일 2회말 삼성의 하위타선(채상병·김상수)에게 연속 홈런을 맞은 직후 포크볼을 줄이고 빠른공 비중을 높여 위기를 탈출한 것이 그 예다.
봉중근이 부상으로 빠지고, 주키치와 리즈도 한국 적응 기간이 필요해 불안할 것으로 예상된 시즌초 LG의 마운드 상에 실질적 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
박현준은 최근 경기 후 인터뷰 중 "타자와의 승부만 신경쓸 뿐"이라며 "다승 순위보다는 매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박현준이 지난 2003년 이후 '가을 야구'를 못하던 LG를 올해는 가을 야구로 이끌지 많은 LG 팬들은 그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