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아보타바드에 '안가' 운영

2011-05-06 15:09
수개월 동안 빈 라덴 거처 안팎 정탐

(아주경제=워싱턴 송지영 특파원)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 오사마 빈 라덴이 거주해온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정밀 정탐을 위한 '안가'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CIA가 빈 라덴의 집 동태를 살피기 위해 수개월 동안 안가를 운영하며 인공위성, 정탐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찰해 왔다"고 정부 당국자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이를 위해 CIA는 지난해 12월 연방 의회를 설득해 수천만 달러의 추가 예산을 확보했으며, 이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신원, 움직임 등 모든 것을 염탐했다고 WP는 덧붙였다. 심지어는 건물 내부인들의 목소리, 대화 내용을 녹음하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정보원의 결정적인 제보 등의 정보를 근거로 이 건물 안에 결정적인 알카에다 우두머리가 은신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동안 총체적인 정보수집 등 '제거 작전'을 펼쳐 왔다.

"지난 1일 미 해군 특수부대가 건물에 침입해 빈 라덴을 살해한 직후 이 안가는 폐쇄됐다"고 WP는 보도했다.

한편 빈 라덴은 해군 특수부대가 잠입했을때, 그의 3층 방문 앞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바로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머리와 가슴에 총을 두 발 맞았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는 밝혔다.

빈 라덴이 무장을 하지 않았는데 사살한 것이 정당한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일어나면서 미국 정부가 빈 라덴의 최후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빈 라덴은 (특수부대를 보고나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가 방탄 조끼를 입으려고 했는지 무기를 가지려 한 것인지 설명을 해야 아는 것은 아니다"고 정부 당국자가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안가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작전 이전에 빈 라덴이나 건물 내부 거주자를 사진으로 찍거나 목소리를 녹음하지는 못했다고 이 당국자는 WP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빈 라덴의 은신술은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며 "약 10년전 파키스탄 산악지대에서 무인정찰기에 발견되었을 때도 부하들과 함께 여러 대의 SUV를 타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이 산악 지대가 아닌 아보타바드 같은 도회지에 은신지를 잡은 것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 일각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결론난 바 없으며, 바로 1000야드 옆에 파키스탄 군사 학교가 위치해 있는 등 자신이 발견되더라도 폭격 등의 공격을 받을 위험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