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탈북자센터' 건립 한국 제안 거절
2011-05-06 15:04
올 초 정부 제안…탈북자 증가 우려에 'No'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한국 정부가 올 초 제안한 탈북자센터 건립안을 태국 정부가 거절했다고 방콕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스트는 태국을 경유해 제3국에 정착하려는 탈북자 출신 불법 체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태국 정부가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또 태국에서 탈북자들이 가장 많은 치랑라이 지역에 센터를 건립하자고 한국 정부가 올 초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태국으로 넘어 오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한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곤궁한 북한의 경제 현실을 피해 국경을 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태국 이민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무려 899명의 탈북자들이 불법 국경 횡단죄로 체포됐다. 한국 정부는 점점 증가하는 태국행 탈북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센터 건립을 제안했지만, 태국 정부는 새로운 피난민 센터를 만들 계획이 없다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이민국은 "불법으로 태국에 입국하는 모든 북한 주민은 체포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재판을 받은 후, 추방될 때까지 구금된다. 이들 중 대다수가 북한으로 추방되는 것에 항의를 하며, 한국 정부 관계자가 중간에 개입해 도와주기를 기대한다고 포스트는 이민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보도했다.
태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탈북자센터'를 건립하지 못하더라도, 기존 이민국 구금 센터를 개선하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탈북자들은 보통 인신매매 갱단의 도움을 받아 중국으로 입국한 후에, 중국 화물선을 타고 라오스로 입국한다. 이후 더 작은 배를 이용해 태국의 치앙라이 지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방콕포스트가 보도한 경찰 자료에 따르면, 불법 입국해 체포된 탈북자 수는 2004년 46명에서 2010년 2482명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무려 870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