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13만 시대’…자녀교육 지원은 ‘글쎄’

2011-05-04 19:26

- 보육료 부담 등 시설 이용 저조…사교육비도 문제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결혼 이민 등을 통해 1990년대에 등장한 다문화 가족은 2000년대가 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다문화 가족은 13만명을 훌쩍 넘고 있다.

다문화 가족 자녀 또한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 자녀는 2009년 현재 12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다문화 가족 학생수는 2005년 6121명에서 2010년 3만40명으로 5년 사이에 약 5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가 늘어나는 다문화 가족을 위한 지원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자녀 교육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6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문을 열고 한국어교육, 자녀 언어발달 지원, 아동양육 지원, 임신출산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00여곳에 달한다.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가족 아동은 보편적인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발표한 ‘2009년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가족의 미취학 자녀 중 40% 가량이 보육시설이나 기관을 이용하고 있지 않았다.

이들이 미취학자녀를 보육시설이나 기관에 보내지 않는 이유는 2세 이하의 영아를 받아주는 곳이 없고(44.4%), 보육료 부담이 되기(13.7%) 때문이다.

특히 이혼한 여성 결혼이민자의 경우 보육료 부담 때문에 미취학 자녀를 어떤 시설에도 보내지 않는 경우가 31.0%에 이르렀다.

다문화 가족의 자녀 교육비로 인한 부담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이어진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결혼 이민자의 대부분(83.5%)는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은 학원비 마련(27.4%)이 꼽혀 다문화 가족에서 사교육비로 인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예습·복습 학습 지도(23.2%)와 숙제지도 하기(19.8%) 등을 호소하는 다문화 가족도 적지 않았다. 이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어에 능통하지 못해 나타나는 결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동 지역은 학원비 마련(29.8%)이, 읍·면 지역은 학습지도(27.0%)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또 다문화 가족 초등학교 자녀의 14.2%는 방과 후 보호자 없이 혼자 지내는 것으로 나타나 방과 후 보호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처럼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 가족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가운데 90.5%가 초등학생 자녀에게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가장 필요한 지원은 기초교과 지도(27.8%), 학교교육비 및 급식비 지원(25.5%), 한국어·한글교육(9.3%), 진학지도(8.0%) 등이었다.

한편 다문화 가족의 증가는 다른나라와 타국 아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관심은 적극적이 지원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실제 많은 기업과 언론이 사회적, 정서적으로 소외된 아동을 돕고 있다. 아주경제의 경우 2010년부터 전 사원이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을 통해 26개국 어린이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