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반쪽도시' 전락 위기
2011-05-03 14:58
7개 건설사 사업 포기…아파트 공급 차질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세종시가 반쪽자리 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세종시 아파트 용지를 분양받았던 민간 건설사 7개사가 사업을 최종 포기하면서 민간 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입주 예정인 9부2처2청 등 36개 정부기관 1만452명의 공무원 등 관련 기관 종사자들의 주거문제도 비상등이 켜졌다.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용지를 분양받은 10개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 등 7개사가 사업 포기를 최종 통보했다.
LH는 민간 건설사들이 중도금 납부를 미루자 지난 2일까지 최종 사업참여 여부를 통보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사업 포기를 확정한 건설사는 현대건설(1642가구), 삼성물산(879가구), 대림산업(1576가구), 롯데건설(754가구), 두산건설(997가구), 금호산업(720가구), 효성(572가구)등 이다. 포스코건설(2139가구)과 대우건설(2670가구), 극동건설(1221가구)은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
당초 민간아파트 공급 목표량 6100가구 중 3627가구는 제 때 공급되지만 나머지 2473가구는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H는 해지된 사업부지에 대해서는 가능한 빨리 재매각 공고와 사업자 선정 절차 등을 거쳐 공급 차질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매입에 나서는 건설사가 드물고,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토지 공급가 인하, 토지비 연체이자 탕감 등 걸림돌이 적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LH가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있지만 LH의 현 재정여건상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끌어들일만한 '당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국대 김호철 교수(부동산학과)는 "민간 아파트 공급이 차질을 빚는다면 앞으로 세종시 기업 입주 등 주거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전체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당국에서 민간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시킬 수 있는 정책적인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