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조용기 목사…“가족들도 본업에 충실했으면”
2011-05-03 10:20
물러나는 조용기 목사…“가족들도 본업에 충실했으면”
(아주경제 백수원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5) 원로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20개 제자교회의 출연기금을 관리하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교회 안팎에서는 조 목사의 가족에 대해서도 “조 목사님의 뜻에 따라 각자 본업에 충실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김성혜 한세대 총장(왼쪽), 조용기 원로목사 [사진=조용기 목사 홈페이지] |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1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조 원로목사의 이사직 사임의사를 받아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당회가 세 차례에 걸쳐 원로목사께 재고를 요청했으나 사임의 뜻을 굽히지 않으셨다”며 “원로목사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게 원로목사님을 평안하게 해 드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조 목사의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 사임은 기정사실화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은 아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조 목사의 사임에 대해 “일단 환영의 입장이다. 조용기 목사님이 그렇게 결단 해준것에 대해 고맙고 존경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어 “앞으로 남은 사무처리가 있을 것인데 이사회에서 사직서 통과가 돼야 한다. 조 목사님이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사무종결이 잘 될 수 있게 운영위원회 측에서 잘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 사무국장은 “많은 신도들이 조용기 목사님을 영적으로 또 부모님처럼 생각하는 마음에 많이 아쉽고 어색하겠지만, 근본적으로 교회와 목사님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들의 교회 사유화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달 17일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현 담임인 이영훈 목사 주재로 임시 운영위를 열어 조 목사에 대해선 여의도 교회의 모든 재산과 인사권을 관장하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과 '사랑과행복나눔' 이사장,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직을 유지하도록 했다.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69) 씨는 한세대 총장직과 해외선교만 하는 안건을 인준했다. 또 장남 조희준씨는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교회관련 기관 중 택일해 재임하고 차남 조민제 현 ‘국민일보’ 사장은 ‘국민일보’에만 전념하도록 한 바 있다.
남오성 사무국장은 “여의도 순복음교회 측에서 친인척은 교회 재산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 입장을 소속단체나 가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해외선교가 위험성이 없지 않지만, 그 정도만 제한한 것도 효과적이다”고 말하며 “조 목사님의 뜻에 따라 각자 본업에 충실 했으면 좋겠고 새롭게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조 목사는 지난달 22일 고난주간 새벽기도회에서 “나의 할 일은 다 끝났다”며 일체의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29일에는 국민일보 소유주인 국민문화재단(이사장 손인웅 목사) 임시이사회에도 국민일보 회장·발행인 및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임 의사를 서면으로 전했다.
조 목사는 교회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이사장으로 있는 ‘사랑과행복나눔재단’에만 전념할 예정이라 밝혔다. 평양 심장 병원 역시 남북경색국면을 벗어나면 차질없이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나, 조 목사의 이사장직은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08년 설립된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불우이웃, 저소득층, 장애인 등을 위해 의료비, 주택개보수, 생계비 지원 등을 안내해주고 도와주는 복지재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