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제2금융은 급증, 은행은 급감"
2011-04-26 14:34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해 제2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증가한 데 반해 은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잔액은 23조3000억원으로 전체 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2%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분기 이후 최대치다.
또 건설업 대출잔액은 17조원으로 전체 산업대출의 10.4%를 차지해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주로 시행사에 대한 대출, 건설업 대출은 시공사에 대한 대출을 의미한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이처럼 제2금융권의 해당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예금은행들이 보수적 여신운용을 하는 틈을 타 저축은행들이 수익성 높은 부동산 PF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저축은행 PF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추후 제2금융권의 시공사와 시행사에 대한 대출이 위축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반면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건설업 대출잔액은 38조1000억원으로 전체 산업대출의 6.9%를 차지해 2002년 1분기 6.8% 이후 약 9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건설업 대출 비중은 2008년 2분기 10.5%, 3분기 10.4%, 4분기 10.0% 등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잔액은 82조4000억원으로 전체 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8%로 2007년 3분기 14.6%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데다 은행들이 건설사들의 부실에 대비해 PF 대출 자산을 정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부동산 및 건설경기 활성화 여부와 정부 대책 등에 따라 은행이 신규 대출을 늘릴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