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 4월 국회 처리 힘들 듯

2011-04-26 09:09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의 4월 국회 처리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2008년 7월 국회에 제출한 이 개정안은 지난해 4월,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를 간신히 통과했으나 현재까지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이다.
 
 이번 개정안의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5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 간에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아무래도 이번 회기 내에 개정안 처리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 역시 “(이 문제와 관련해)양당 원내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며 “4월 국회 안에 개정안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이 문제를 두고 가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여야는 각각 “기업에 대한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한나라당)과 “특정 기업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법안”(민주당)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공방을 벌여왔고 오는 28, 29일로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해 개정안의 처리를 논의할 방침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개정안의 시행시기를 늦추되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 간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고, 야당 쪽에서는 즉시 이를 부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야당의 반대의사가 당초보다 더 거세짐에 따라 개정안 처리 논의 자체도 불투명해진 것.
 
 개정안의 처리가 이번 회기를 넘기게 돼 6월 국회나 그 이후로 넘어갈 경우, SK그룹은 현재 보유 중인 SK증권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180억원(추정치)의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가 법개정을 감안, SK그룹에 금융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현행법의 적용을 연장해준 시기인 오는 7월2일 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SK는 이번 법안에 대한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개정안의 4월 국회 처리 가능성이 아직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논의를 더 해봐야겠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법안 처리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