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재부상…위험국 국채 금리 또 사상 최고
2011-03-10 17:53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일부 유럽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둘러싼 구제금융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11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도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포르투갈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정부가 발행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99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행 당시 수익률인 4.09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7.78%까지 치솟는 등 구제금융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를 훌쩍 넘겼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이 곧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 정부는 외부의 도움은 사양한다는 입장이다. EU 역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소극적이다.
카를로스 피나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현재의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며 전 유럽 차원의 재정위기 확산 방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 마뉴엘 바호수 EU 집행위원장도 포르투갈에 구제금융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 질문은 포르투갈 당국자들에게나 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조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사용은 마지막 수단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은행 방코 카레고사의 필리페 실바 채권 트레이딩 부문 대표는 “2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현재 상당한 수준”이라며 “포르투갈이 아직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구제금융 신청 압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포르투갈 시장 금리는 7% 수준을 웃돌아 포르투갈 정부 측이 밝혔던 ‘지속불가능한 수준’을 24일 연속 이어가고 있다.
한편 아일랜드와 그리스 상황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일랜드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9.58%, 그리스는 12.90%를 기록했다.
그리스의 경우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제기한 이후 투자자들의 불안감 속에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진 상태다.
이밖에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51%로, 200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으며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