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금미호' 선원들, 263일만에 가족 품으로
2011-03-04 15:49
중국서도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지 263일만에 풀려난 선원들이 있어 화제다.
4일 저장신원(浙江新闻)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월 6일 몰디브 인근 해협에서 조업중 소말리아들에 의해 납치됐던 대만 국적 선박 '타이위엔227호(泰源227号)'의 선원들이 263일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 매체는 지난 1일 상해푸동공항에 도착한 이들의 행색은 초라했고 눈은 초점을 잃었다고 묘사했다.
이들이 탔던 '타이위엔227호'는 참치잡이 어선으로 피랍될 당시 중국·케냐·베트남 등 6개국에서 온 27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선박을 납치한 해적은 조직적으로 이들을 감시하며 조업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에 타고 있던 중국인 선원 황중크(黄忠科,20세)는 "우리를 감시하던 인원만 해도 100명이 넘었다"며 "8일~10일에 한 번씩 무리를 이뤄 (선상에서) 교대했다"고 설명했다.
'227호'는 8개월 동안 피랍된 채 한 번의 정착도 없이 항해를 계속했다. 때로는 해적들이 20 척에 이르는 다른 어선을 납치할 때 이용되기도 했다.
당시 해적질에 참여해야만 했던 한 선원은 "약 200일 동안 이들은 3~40척의 선박을 납치했다"며 "이들 선박에 대해 해적들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금액은 1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선박들이 몸값을 지불하기 때문에 해적들은 선원을 납치, 몸값을 요구하고, 풀어주는 일을 반복한다고 덧붙였다.
해적단이 타이위엔227호'선원들에 대한 몸값으로 선주에게 요구한 금액은 300만 달러. 하지만 대만인 선주는 자산을 정리해 일부는 빚을 갚는데 쓰고 나머지는 감춰둔 채 숨어버렸다.
이에 선원들을 인질로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어진 해적은 지난 1월 23일 그들을 망망대해에 팽개친 채 사라져 버렸다.
당시 그들의 배에는 한 방울의 기름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다행히 선장과 갑판장이 해적들의 감시를 받는 틈틈이 숨겨뒀던 기름이 있어 운항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졋다.
그로부터 5일 후 미국 군함에 의해 발견된 '타이위엔227호'는 스리랑카의 콜롬보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밀린 월급을 받을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중국 대륙 출신의 선원들이 보호받을 법적 근거도 미비한 상황이다.
많은 대만 선주들은 중국인 선원을 고용하지만 이들을 보호할 규범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 지난 2006년 규정된 '대만지역어업노무합작관리방안'에 따르면 대만에서 이뤄지는 어업에 종사할 경우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선원에 대해 보험을 들어야 하지만 실제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상해의 한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는 "법률상 이들을 보호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선원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들의 권익을 보장할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고국으로 돌아온 중국인 선원들은 급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 채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갔고 이들 중 대부분이 다시는 배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