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ㆍ한국저축은행 '상호출자' 왜?
2011-02-16 16:50
(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기업집단(그룹)이 서로 다른 유진투자증권과 한국저축은행이 '상호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은 한국저축은행 계열사 유상증자 신주 20억원어치를 받았다. 한국저축은행 계열사는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5% 이상 사들였다. 두 회사가 밝힌 출자 목적은 모두 경영참가를 배제한 단순투자다.
일각에서는 유진투자증권 재매각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진기업이 2006년 이 증권사를 인수한 뒤 지분율을 25%선까지 높였다가 현재 14%선까지 줄인 데 따른 것이다.
16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저축은행그룹 계열 한국저축은행·경기저축은행·진흥저축은행·영남저축은행·한국종합캐피탈 5개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진투자증권 지분 5.16%(2990만주)를 신규 취득했다. 매매일과 공시일은 각각 8일과 15일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비상장사인 경기저축은행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40만주(20억원)를 받았다. 이는 증자 이후 경기저축은행 전체 발행주식 대비 1.60%에 해당한다.
한국저축은행그룹 계열사는 공시 기준으로 2009년 처음으로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취득했다.
한국종합캐피탈·경기저축은행·영남저축은행 3개사는 2009년 1월 유진투자증권 지분 8.63%를 이 증권사로부터 장외에서 사들였다.
당시는 유진기업이 유진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한 직후다. 유진기업은 2008년 12월 이 증권사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르네상스 사모투자펀드를 선정했다. 이후 매각이 무산되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매각이 무산되면서 한국저축은행 계열사는 지분을 모두 팔았다가 이번에 다시 5% 이상 사들인 것이다.
증권가 일각은 이런 점을 들어 유진투자증권 재매각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진기업은 이 증권사에 대한 지분율을 2007년 2월 가장 높은 25.31%까지 늘렸다가 현재 14.41%로 줄였다.
재무구조 개선이 회사에서 밝힌 지분 매각 목적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경기저축은행이 비상장사이지만 기업공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재무구조도 다른 저축은행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돼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단순투자 목적일 뿐"이라며 "한국저축은행도 같은 이유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6월 결산인 경기저축은행은 2010 회계연도 1~2분기(7~12월)에 순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때보다 83% 이상 줄었다.
3월 결산인 유자투자증권은 2010 회계연도 1~3분기(4~12월) 순손실(458억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