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만한 책> 페이스북 이펙트(Facebook Effect)/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지음, 임정민 임정진 옮김/ 에이콘

2011-02-17 14:52

(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세계 5억 5000만 사용자, 23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평가 받는 페이스북(facebook) 신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인류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막강 미디어로 떠오른 페이스북 최대 주주,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2010년 부자 순위 35위에 오르며,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됐다. 동시에 그의 이야기는 영화‘소셜네트워크’로 만들어질 정도로 화제가 됐다.

‘페이스북 이펙트(Facebook Effect)’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온라인 사용자들을 어떻게 단번에 매료시키고 현실 세상을 제패했는지 그 경쟁력을 분석했다.

대학교 학생들의 기숙사 방에서 장난스럽게 시작한 페이스북은 불과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5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페이스 북은 10대 청소년들의 소셜라이프와 전 세계 수억 명의 일상생활에 침투했다. 콜롬비아나 이란의 경우처럼 페이스북이 정치적 시위의 도구로도 쓰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포춘지에서 인터넷과 테크놀로지 담당 수석에디터로 일하며 애플·IBM·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수의 기업과 기술을 분석한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페이스북의 주요 인물과 나눈 실제 인터뷰와 증언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의 이상과 꿈을 함께 실현한 전 세계 유수의 인물들,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저자의 목소리로 생생히 전달된다.

페이스북이 대외적으로 낭만적 관계를 맺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지니고 있는 소속 본능, 약간의 허영심, 어느 정도의 관음증 등 인간에게 존재하는 또 다른 원초적 본능을 토대로 했다는 기사를 제시한 부분은 사뭇 흥미롭다.

또 페이스북은 성적인 분위기가 농후하다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엔 결혼/연애 상태,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인지 기재토록 돼 있다. 또 사이트 기본 입력 항목인 ‘찾고자 하는 관계’에서 ‘데이트 상대'‘심각한 관계'‘단발적 관계'‘아무 관계나 상관 없음’ 가운데 해당 사항을 선택하거나 사이트의 ‘찜하기(poke)’ 기능 등 이성을 유혹하는 행위가 페이스북에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단순한 기교나 트렌드만으로 돌풍을 일으키지 않았다.'스무살짜리 CEO는 페이스북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에 집착했다. 그는 더페이스북 같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성능이 핵심이라는 점을 간파했다. 신규 페이지를 여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면 그것은 곧 죽음의 키스를 의미했다’라는 대목에선 주커버그의 진중함을 엿볼 수 있다.

또‘돈은 그리 필요하지 않다. 페이스북만큼 좋은 아이디어를 다시 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회사를 파는 것 말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다’며 주커버그가 야후의 페이스북 인수를 거절한 사연도 페이스북의 철학을 살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페이스북 이펙트는 주커버그가 ‘수익’보다 ‘성장’에 집중하면서 페이스북이 인터넷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할 것이라는 비전을 실현한 과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의 소셜라이프를 바꾸고 마케팅과 정치, 비즈니스, 또 우리의 정체성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페이스북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페이스북 이펙트는 벤처기업가만 관심가질 만한 책이 아니다. 정치·문화·생활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뻗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의 힘을 이해해야 할 현대인, 한국의 주커버그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