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정부가 서민층에 대한 전세자금 지원 확대, 미분양 아파트의 전월세 활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대책을 11일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썰렁하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 주택 거래활성화 방안이 빠져 실제로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다가오는 봄 이사철 전세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규정 본부장은 "지난달 13일 전세대책이 발표됐지만 이후 한달 간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대책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이번 2.11대책도 시장의 심리적 안정 측면에서 효과가 있겠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도 "당장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난 해소 방안은 마땅히 제시되지 않았다"며 "임대 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전세난 해소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는 주택거래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세자금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임대 주택의 공급을 늘릴다고 하더라도 전세 물건의 수급불균형을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최근의 전세값 상승 현상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지 못하면서 임차시장의 대기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매매시장과 임차시장이 서로 연결된 선순환구조임을 전제하고 전월세 대책만이 아닌 매매시장의 활성화 대책이 추가로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도 "전세에 살 수 밖에 없는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선택적 전세수요자를 위한 매매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2.11 전세대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우려도 있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는 임시국회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법 개정 이후 대책이 실제로 시행되는 시기가 봄 이사철인 4월 이후가 되면 소용 없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실장은 "이번 2.11대책의 후속 입법 추진시기와 봄 이사철이 맞물린다는 점에서 좀 더 이른 시기에 이 같은 대책이 나오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크다"며 "후속 법안의 시행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