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파’ 법조계, 틈새시장 노려라]①

2011-01-31 08:54
벌률시장 불황의 늪...변호사 범죄 급증

 [‘취업한파’ 법조계, 틈새시장 노려라]
 1.‘실업의 노예’ 엘리트 법조 범죄자
 2.로펌이냐, 단독개업이냐 갈림길에 서다
 3.무한경쟁 시대, 그러나 블루오션 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100% 취업 신화를 이어오던 법조계가 실업률 40%대에 접어드는 등 ‘철밥통’ 시대가 끝나고 있다. 사법연수원생은 물론, 정원대비 75%에 변호사 자격을 주는 로스쿨 수료생 등이 법조 신규채용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무한 생존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법조엘리트들의 실업은 범죄자로의 전락, 폐업으로 인한 신용불량자 양산 등의 후폭풍을 낳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변화하는 법조사회의 취업구조를 심층 진단하고, 법조엘리트들의 신규시장 개척 등 법조사회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원칙의 법조인을 꿈꾸던 엘리트들이 범죄자로 전락하고 있다. 매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예비법조인들의 실업률이 40%대를 달하면서 20% 정도를 흡수하는 검사.판사 직군을 제외한 변호사시장은 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의 생계형 경제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의뢰인에게 전달해야 할 강제조정금이나 합의금 등을 자신의 개인채무변제에 사용하는 등의 범죄가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의 노예’인 엘리트 법조 범죄자가 양산되는 게 법조계의 암울한 현주소다.
 
 ◇법조인 ‘실업’ 40%대...불황의 나락으로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수료한 40기 연수원 수료자 970명 중 군 입대자를 제외한 취업대상자는 781명으로, 이 중 일자리를 찾지 못한 연수생은 343명으로 나타났다. 미취업률이 43.9%에 이른다.
 
 지난 2007년 16.5%에 불과했던 미취업률은 2008년 36.0%로 급증한 이후 2009년 44.1%, 2010년 44.4%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30일 “경기 침체로 사회 전반의 경기가 하락하면서 변호사 업계마저도 불황을 겪고 있다”며 “통상 연수생이 수료한 해의 6월까지는 대부분 취업했는데 지난해에는 9월이 돼서야 취업이 사실상 완료됐다”고 말했다.
 
 취업자 현황을 보면 40기 연수원을 수료한 취업대상자(군입대자 제외) 중 검사와 법관 지원자는 206명으로 26.4%를 차지했다.
 
 변호사 시장을 보면, 법무법인 입사자는 150명(19.2%)를 차지한 반면, 변호사 단독개업을 선택한 수료자는 26명(3.3%)에 불과했다. 변호사 1만명 시대에 사무실 임대료조차 내지 못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생계형 범죄 급증...비리 변호사 판쳐
 
 문제는 변호사 시장이 위축되면서 횡령이나 사기 등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는 비리 변호사가 급증하고 있다. 변호사 시장 위축과 높은 실업률이 범죄를 저지르는 법조 엘리트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거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변호사는 지난해 모두 42명으로 2009년(21명)보다 2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비리 변호사의 범죄유형은 생계형 범죄가 절반을 차지했다. 의뢰인에게 전달해야 할 강제조정금이나 합의금 등을 개인 채무변제나 주식선물에 투자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기소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신이 활동하던 단체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해 운영하는 업체의 직원 급여로 쓴 경우도 있었다. 또 자신이 운영하던 변호사 사무실 관리비가 연체돼 적자상태임에도 고율의 이자를 주고 1년내 원금 상환을 약속하며 거액을 빌리는 등 차용금사기도 많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로커를 통한 수임이나 판.검사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사례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의뢰인의 돈을 횡령하는 범죄가 늘었다”며 “그만큼 불황에 허덕이는 변호사가 많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