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대기업 총수들에 “자율적 기업문화” 강조
2011-01-25 09:05
기업 ‘반발’ 염두에 둔 듯 “정부가 법으로 모든 걸 규제하는 건 맞지 않아”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이 24일 낮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핵심 국정운영 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 중인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해 “자율적 기업문화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국내 30대 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를 통해 “(동반성장은) 정부가 법으로 모든 걸 규제한다는 건 맞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선 기업 스스로 인식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나, 그간 대통령 스스로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의지를 내비친 점에 비춰볼 때 최근 정부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 심리를 다독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취임 초에도 말했듯 정부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또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지난해엔 여러분의 협조로 ‘6%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수출도 초과 달성해 세계 7위권을 기록했다.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함께 처음 열린 ‘비즈니스 서밋’에도 여러분이 적극 참여해줘 효과적이었다”며 “모두 기업인들의 전적인 협조 아래 이뤄진 것으로서 작년 한해 수고했고, 또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대기업이 수출·투자목표와 고용문제에 매우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워 고맙다”면서 “정부도 (앞으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뭔지 살펴보겠다. 특히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했을 때 경쟁력이 있는 게 뭐냐’는 관점에서 올 한 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도 “올해 경제여건이 어렵다지만 정부와 재계, 대·중소기업이 합심하면 얼마든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대기업이 투자와 고용·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 활력을 키우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더 신경을 쓰겠다. 특히 동반성장은 대통령이 제도와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해준 만큼 이제 현장에서 정착되도록 중소기업과 서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민·관 합동회의 이후 이날 오찬까지 모두 6번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으며, 전경련을 직접 방문하기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