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동반성장, 대·중기 모두 도움 된다는 관점서 해야” (종합)

2011-01-25 09:06
대기업 회장단 간담회 “정부가 법으로 규제 맞지 않아”… ‘자율적 기업문화’ 강조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에서 네번째)이 24일 낮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대기업이 희생하고 중소기업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보다 둘 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T빌딩 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를 통해 “정부가 법으로 모든 걸 규제한다는 건 맞지 않다. 자율적 기업문화로 풀어가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을 향해 “지난해엔 여러분의 협조로 ‘6%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수출도 초과 달성해 세계 7위권을 기록했다. 대기업 투자도 당초 목표 이상으로 해줬고, 고용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면서 “모두 기업인들의 전적인 협조 아래 이뤄진 것이고, 작년 한해 수고했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함께 전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함께 처음으로 비즈니스 서밋을 열었는데 여러분이 적극 참여·협력해줘서 효과적이었다”며 “올해 (프랑스) G20회의에서도 비즈니스 서밋이 열릴 텐데, 처음 시작한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열리게 됐다”고 거듭 기업인들이 협조해준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올 한해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다소 있지만, 정부는 ‘5% 경제성장’, ‘3%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둘 다 만만치 않은 목표고, 특히 물가는 불가항력적 상황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노력해 생산성을 높이고 (국제) 원자재 값이 오르는 걸 대비하면 연말에 ‘3% 물가안정’과 ‘5%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올해 대기업이 수출·투자목표와 고용문제에 매우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워 고맙다. 또 연초 대기업이 동반성장,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업문화로 바꾸겠다는 내용을 신년사에 반영해줘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정부도 (앞으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이 동반성장에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도 거기에 따라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더불어 성장하고, 대기업에 도움을 준다는 관점을 가져야 지속적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다. 시혜를 한다고 생각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취임 초에도 말했듯 정부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에 투자했을 때 경쟁력이 있는 게 뭐냐’는 관점에서 올 한 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앞으로) 10~20년 우리나라가 살아갈 수 있는 신성장동력에 대해 정부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기업도 정부보다 앞서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지속적으로 협력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과 기업인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또 국제사회에서도 존경받도록 노력해주길 바라고, 정부도 그렇게 하기 위해 뭘 협력해야 할지 많이 고민하겠다”며 “우리나라가 선진 1류 국가로 가는 길에, 소득과 더불어 모든 분야가 명실상부한 1류 국가가 되는데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그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서민과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고,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교육과 일자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건희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올해 경제여건이 어렵다고 하지만 정부와 경제계, 대·중소기업이 합심하면 얼마든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대기업이 투자와 고용·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 활력을 키우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더 신경을 쓰겠다. 특히 동반성장은 대통령이 제도와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해준 만큼 이제 현장에서 정착되도록 대·중소기업이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눔과 봉사활동에도 최선을 다해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재계가 앞서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 회장과 악수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을 건넸고,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최근 한파와 구제역 확산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눴다.
 
 이날 간담회엔 이 대통령 외에 윤증현 기획재정부·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현호 지식경제부 제1차관 등 정부 측 인사와 이 회장 등 국내 30대 기업 회장단, 그리고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공일 대한무역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와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진영곤 고용복지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김두우 기획관리실장, 김희정 대변인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