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설 앞두고 보이스피싱 급증 '주의' 당부
2011-01-19 12:0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계좌가 유출됐다고 속여 안전한 계좌로 이체시키는 사기수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위해 주로 경찰을 사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가 19일 발표한 ‘2010년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 활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해 전국 우체국에서 보이스 피싱을 막은 건수 271건이며, 피해 예방 금액은 60억68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과 비교할 때 피해를 막은 건수가 68건(30%) 늘어난 것이며 피해 예방금액(45억원)은 15억여원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피해 예방 건수와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우정사업본부가 보이스 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우체국과 우편차량, 집배원 등 인적 물적으로 피해 예방을 적극적으로 펼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이스 피싱 사기유형은 계좌가 유출됐다고 속이는 것이 15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정보 유출이 68건, 전화요금 미납 18건, 납치가장 14건, 기타가 17건이었다.
계좌유출은 사기범이 전화를 걸어 계좌가 유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옮겨야 한다고 속이고 대포통장으로 이체시켜 돈을 빼가는 수법이다.
주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해 불러주는 계좌로 이체하라고 한다. 최근에는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을 가입시킨 후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빼가기도 한다.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사기행각을 벌이기 위해 신뢰도가 높은 기관을 사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기범들이 사칭한 기관을 살펴보면 경찰이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검찰이 39건, 금감원 20건, 우체국이 8건이었다.
이밖에 국세청, 은행, 카드회사, 대출회사, 전화국 등을 사칭한 것이 총 78건이다.
상대를 속이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경찰, 검찰, 금감원 등을 잇달아 사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시 보다는 시골 노인들이 보이스 피싱을 많이 당하는 것을 볼 때 검찰이나 금감원 같은 기관보다는 친숙한 경찰을 사칭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보이스 피싱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우체국(콜센터 포함)에 접수된 보이스 피싱 신고 건수는 지난해 11월까지 월 2500∼2900건대에 머물렀으나 12월에는 3300여건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사기범들은 선물이 많이 오가는 설을 앞두고 소포 우편물이 반송됐다고 접근한 후 상대가 (9번을 눌러)상담원을 연결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속여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사기범들이 어눌한 조선족 말투를 쓰지 않아 구별이 쉽지 않다.
더구나 발신번호를 우체국콜센터(1588-1900)나 경찰서, 검찰청 등으로 조작하는 사례까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기범들은 빼낸 개인정보를 보이스 피싱 조직에 팔아넘기거나 금융사기 수단에 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무 우정사업본부 경영총괄팀장은 “우체국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은 크게 줄어든 반면 경찰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을 사칭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면서 “설을 앞두고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