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로또 될까?' 추위가 무색한 강남 보금자리 본청약 현장

2011-01-18 09:16
인터넷 접수 불안, 현장 직접 신청...세곡동 주민은 보금자리 반대시위

17일 서울시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홍보관을 딸과 함께 찾은 한 30대 주부가 보금자리주택 본청약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아주경제 유희석·이혜림 기자) "추운 날씨에도 (서울시)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에 입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아침 일찍 왔습니다. 인터넷 신청은 아무래도 나 같은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니까 현장에 직접 나와야 마음이 놓여요." 보금자리주택 청약자 김모씨.(경기 과천시·65·여)

새해 첫 달 분양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서울시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본청약 일정이 17일 오전 9시부터 인터넷과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금자리주택 홍보관 '더 그린(The Green)'에서 시작됐다.

이날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청약 열기는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한파를 이길 정도로 뜨거웠다. 특히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40~50대 주부들은 먼길을 달려 현장으로 모여 들었다.

LH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인터넷 접수는 약 560명, 현장 접수로는 약 220명이 신청하며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49세 주부는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인터넷보다는 현장에서 상담원에게 설명을 듣는 것이 안심이 될 것 같아 왔다"며 "강남 세곡지구 74㎡에 당첨돼 본청약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실시된 본청약은 지난해 10월 실시된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의 당첨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18일까지 진행된다. 사전예약 당첨자라고 하더라도 본청약에 접수를 하지 않거나 자격 요건이 되지 않으면 입주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실제로 이날 현장 접수처를 찾은 한 30대 부부는 사전예약 당시 무주택 세대주였으나, 부모와 가구를 통합하는 바람에 유주택자 세대원으로 바뀌어 본청약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사전예약 당첨자에 대한 본청약 접수가 마무리되면 사전예약자 중 미신청자를 가려내 19일 오전 10시 최종 본청약 물량이 확정된다. 이후 20일부터 일반인(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하는 최종 본청약 접수가 진행된다.

LH 서울지역본부 장범구 차장은 "강남 보금자리주택은 가격과 입지면에서 모두 인기가 높다"며 "본청약 첫 날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20일부터는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현장 접수처 밖에서는 강남구 세곡동 주민들이 토시 보상 정책 등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