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물포고 신도시 이전 찬반 팽팽

2011-01-13 18:32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인천 구도심 학교들의 신도시 이전계획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학교 및 학부모, 동문회 다수는 이전 계획에 적극 찬성하는 반면 구도심 지역사회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시교육청, 제물포고 이전 ‘불가피’

시교육청은 남동구 만월초등학교를 구월보금자리지구로, 만월중학교는 서창2택지 개발지구로, 중구 제물포고등학교는 송도 3공구로 이전할 계획을 담은 구도심 초.중.고 이전.재배치(안)을 행정예고 했다고 13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4년 당시 학년당 17개 학급으로 구성됐던 이 학교는 현재 10개 학급을 이루고 있고, 이마저도 서구지역 학생들이 일부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송도는 인구가 날로 급증하고 있어 학교 신설이 불가피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동일 학군 내 빈 교실이 많을 경우 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재배치하는 경우에만 학교 신설비를 지원키로 한 것도 이전 사유다.
이 때문에 꼭 제물포고등학교가 아니더라도 중구 내 1개 학교는 송도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동문회, “이전 통해 명문고 명성 되찾아야”

올해로 개교 58년째인 제물포고는 각계각층의 인재를 배출한 인천 대표 명문학교였던 터라 이전계획이 확정되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 동문과 재학생의 다수는 학교 근처에 버스노선이 없어 학생들은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야 하는데다가 내려서도 10분을 걸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전 계획에 찬성하고 있다.

총동문회도 “제물포고가 이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중구가 번영하는 것도 아니다. 하루 빨리 신도시로 이전해 과거 명문고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 동문 중 75% 가량이 송도이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동구.남구, “제물포고 송도 이전, 구도심 슬럼화 부추기는 꼴”

반면 구도심 지방자치단체는 제물포고 송도 이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구도심 지방자치단체인 중.동.남구 의회, 민주당 중.동.옹진 지역위원회는 "학교를 송도로 이전하면 구도심 슬럼화를 부추기는 꼴이 될 뿐 아니라, 역사와 전통도 무너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천시의회 전용철 의원(민주당)은 “기숙형 고교 설립, 노선 확충 등의 방안만 마련된다면 학교를 굳이 이전하지 않아도 상호간에 만족을 줄 수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인일여고 등 구도심 6개 학교도 이전 추진
 
제물포고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인일여고도 학생 수 감소와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이전을 추진, 학부모 및 학생 등을 상대로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이 외에도 남구 2개 고교, 부평구 2개 고교, 계양구 1개 고교를 학교 신설 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이전 또는 재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를 이전하면 개발지구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개선, 최적의 교육환경 제공과 학력향상을 제고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