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戰時문화재 보호협학 가입 검토중

2011-01-13 11:38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정부가 전쟁 발발시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전시(戰時) 문화재 보호협약(헤이그협약)'에 가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국내 문화재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전시문화재 보호협약'의 가입을 준비하려고 관계부처간에 의견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외교통상부, 국방부 등은 지난 해 2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문가들과 법률 검토 등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왔다.

'전시문화재 보호협약'은 각국이 전시에 대비해 문화재 보호조치를 취하고 다른 가입국들의 영토에 있는 문화재에 대한 불법사용, 파회행위 등을 방지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1954년 채택한 이 협약은 전쟁과 내전 등 각종 무력충돌시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이고 현재 미국·중국, 프랑스·그리스· 인도 등 123개국이 가입해있다.

정부는 그동안 이 협약의 취지에는 공감해왔지만 자칫 군사적 행동에 제약을 가져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왔다.

또 '전시문화재 보호협약'이 실질적인 구속력이 크지 않고 2003년 이라크전쟁 등에서도 문화재 약탈행위가 계속됐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도 있다는게 현실.

반면 우리나라가 이 협약에 가입할 경우 국제적으로 문화재 보호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프랑스와 일본으로부터 약탈된 외규장각 도서 및 조선왕실의궤를 돌려받는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제적인 명분을 강화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전시문화재 보호협약'이 실질적 효력을 발휘하려면 국내법으로 구체적인 이행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협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확실히 확보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