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인기 "한풀 꺾였다"

2011-01-12 15:13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주식시장 호황에 은행 예금의 인기가 시들하다.

그 동안 시중자금을 대거 흡수하던 단기예금은 증가세가 크게 축소됐으며, 당분간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 수신 잔액은 1044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7000억원 줄었다. 감소폭으로는 지난해 3월(-16조2000억원)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

은행 수신은 지난 7월 3조4678억원 증가한 뒤 8~9월 두 달에 걸쳐 6조7426억원 감소했다. 10월 들어 13조7331억원 증가했지만, 이후 2개월 동안 10조5896억원이 추가로 감소했다.

은행 수신이 감소한 것은 그 동안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과 대외 경기불안으로 단기예금에 몰렸던 부동자금이 증시 상승을 틈타 대거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예금은행의 6개월 미만 예금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6월 역대 최고치인 98.5%를 기록한 뒤, 7월 93.0%, 8월 89,6%, 9월 74.2%, 10월 62.1% 등으로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1년 이상 2년 미만 예금 상승률도 은행들이 만기도래 예금 재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지난해 8월 22.0%에서 10월에는 19.5%까지 줄었다.

이종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금융불안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추세였다"며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이 좋아지자 단기예금에 몰려 있던 대기성 자금들이 증시로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금증가세 정체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 지속적인 자금이탈이 예상되고, 예대율을 맞춘 은행들이 신규자금 유치에 소극적일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시중 자금이 주식 등 수익상품에 몰리고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여수신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6개월~1년 미만 예금의 변동성이 크며 올해 예금 증가율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