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괴롭다'…"'스마트' 스트레스에 시달려요"
2011-01-10 18:57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은행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적용되는 뱅킹서비스 개발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내부 전담 부서는 물론 아웃소싱 업체까지 동원해 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른 데다 신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미국 애플사가 아이폰을 선보인 후 1년 만에 국내 모든 은행이 스마트폰 전용 뱅킹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국민은행은 스마트폰 뱅킹서비스 가입자 수가 62만2269명으로 기본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389만1209명)의 6분의 1 수준까지 확대됐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53만5000명과 38만2603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태블릿 PC 열풍까지 불면서 여기에 적용되는 뱅킹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현재 아이패드에 적용될 뱅킹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은행들은 기존 스마트폰 뱅킹서비스가 아이패드나 갤럽시탭에서도 호환이 가능한 만큼 별도의 프로그램 개발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이폰 전용 앱은 아이패드에서, 갤럭시S 전용 앱은 갤럭시탭에서 각각 호환이 된다”며 “태블릿 PC 이용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용 뱅킹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시간 및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각 은행의 전산개발 담당 부서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U-뱅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은 “프로그램 및 마케팅 기획은 본사에서 하고 실제 프로그램 제작은 아웃소싱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 기술에 신상품까지 쏟아지면서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토로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온라인서비스를 통해 가입한 금융상품 실적이 150만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신한은행의 온라인 상품 잔액은 2조351억원으로 전체 수신 잔액 130조4880억원의 65분의 1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뱅킹서비스를 통한 조회·이체서비스도 전체 건수의 10% 미만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마트 뱅킹이 수익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용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며 “당연히 준비해야 할 부분이지만 은행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고 전했다.